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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일 경기도 이천 LG(003550)인화원에서 열린 LG어워즈에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주부와 대학생·외국인으로 구성된 고객심사단이 구광모 LG그룹 회장, 권봉석 LG그룹 부회장과 나란히 연단에 오른 것이다. 이들은 최고상인 ‘고객감동대상’ 시상자로 나서 직접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 내내 구 회장 옆에서 시상식을 지켜보며 수상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LG어워즈는 제품과 기술,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 가치를 창출한 성과를 공유하는 그룹 차원의 시상식으로 매년 상반기 열린다. LG그룹은 지난해 LG어워즈에 고객 가치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고객심사단 제도를 처음 도입한 후 올해 MZ세대 위주였던 선발 기준을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대학생 7명과 주부 5명, 회사원 5명(외국인 2명 포함)이 선발돼 2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LG어워즈 심사를 진행했다.
LG어워즈에 고객심사단 주부 대표로 참석한 이다희(37) 씨는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주부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아쉬운지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됐다”며 “제가 심사를 진행하며 투표한 분이 상을 받게 돼 발표하는 순간에 더욱 기뻤다”고 말했다.
이 씨는 고객감동대상으로 선정된 최성덕 LG화학(051910) 생명과학본부 팀장에 대한 심사 과정이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최 팀장은 지난해 난임 치료를 위한 필수 의약품 과배란 주사제 생산지 변경 과정에서 긴급 생산을 통해 공급 대란을 막은 공로로 상을 받았다.
이 씨는 “가족 중에도 난임 치료를 받는 사람이 있다. 시술 진행 중 약이 공급되지 않으면 얼마나 난감할지 상상이 됐다”며 “우리 가족에게도 일어날 법한 일이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됐고, 고객 입장에서 와 닿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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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상을 받은 LG전자(066570)의 무선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 개발팀에 대해서는 “예전의 과학 상상 그리기 대회에 나올 법한 제품이 눈앞에 있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며 “기술과 디자인이 합쳐진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대표로 참석한 박진경(23) 씨는 고객 접점 서비스 직무에서 출품된 사례가 인상 깊었다고 평했다. 고객이 병원에 입원한 시기와 포인트 소멸 시점이 겹치자 직원이 직접 나서 포인트 소멸을 막고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경우다.
박 씨는 “규칙을 변경하고 예외를 만든다는 건 어떻게 보면 기업 입장에서는 비효율인데 오히려 공을 인정해 상을 준다는 것이 특이했다”며 “LG가 고객과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받게 됐다”고 했다.
LG는 고객심사단 제도를 도입하며 과거 정량적인 기준으로는 상을 받을 수 없었던 정성적인 사례들이 대거 주목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들이 가전을 더욱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해주는 ‘컴포트키트’나 가전에 붙이는 ‘점자스티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 LG어워즈에서 고객 가치를 차별화한 공로를 인정받아 상을 받았다.
LG어워즈를 기획한 이진국 LG 책임은 “고객 가치가 수치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타깃 고객을 얼마나 잘 정의했고, 얼마나 차별화한 가치를 제공했는지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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