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앰플리파이가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에서 한국증시를 이머징마켓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모욕적’이라고 평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안해도 한국기업의 기술 발전 수준을 고려할 때 MSCI가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MSCI의 한국시장 이머징마켓 분류, 근시안적 판단”
삼성자산운용의 파트너사이자 글로벌 ETF 운용사인 앰플리파이가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크리스티안 마군 앰플리파이 최고경영자(CEO)는 코리아디스카운트와 관련 “MSCI가 한국 시장을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하고 있는건 근시안적이고 정확하지 않은 판단”이라며 “MSCI에서 나온 사람이 한국을 최근에 방문해 산업 인프라나 기술 발전을 본 적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MSCI가 한국을 이머징마켓으로 분류하는 것은 모욕적”이라며 “제3의 평가기관에 기대지않고 그 국가를 바라봐야 투자자들에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군 CEO는 “북한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미국 등 전세계 투자자들이 불편해하고 있다”면서도 “(마찬가지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이스라엘과 한국 모두 GDP 대비 많은 스타트업을 보유한 국가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기업들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합당한 우려이지만 한국을 이머징마켓으로 분류한 사실을 이것만으로 정당화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마군 CEO는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거래소가 개발 중인 밸류업지수와 관련해서는 “한국 기업의 인식과 평판을 바꾸는 데 매우 생산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미국 ETF시장은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미국의 ETF 운용사와 자산운용 매니저들이 한국시장을 우호적으로 바라본다는 건 패시브 투자자금이 늘고, 한국기업들이 해당 패시브 상품을 통해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므로 한국 증시에도 호재”라고 설명했다.“M7 정점 찍었다, 분산투자해야”
한편 앰플리파이는 뉴욕증시 대형 기술주 그룹을 가리키는 ‘매그니피센트7′(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알파벳, 메타, 테슬라) 쏠림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엠플리파이는 M7의 분기별 전년대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2023년 4분기 정점(63%)을 기록했고, 이후 감소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군 CEO는 “M7은 지난 몇 분기 동안 높은 이익을 보였지만 앞으로의 이익 전망치는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며 “S&P500 중 나머지 493개 회사의 이익이 증가세를 보이고 2025년에는 M7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IT와 통신 등 기술섹터의 수익 성장이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에너지 등 다른 섹터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마군 CEO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원유 공급을 압박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며 “에너지, 금융, 산업재 등이 수익성 상위 업종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순환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했다. 역사적으로 대선이 있는 해 S&P500은 83%, 나스닥은 74%, 다우존스30산업평균은 77%의 확률로 올랐다. 평균 수익률에선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S&P500의 평균 연간 수익률은 8%인데 대선이 있는 해엔 11.6%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도 평균 7%를 기록하다가 대선이 있는 해 9.1% 올랐다. 반면 나스닥은 대선이 있는 해 9%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평균(13%) 보다 저조한 수준이다.
마군 CEO는 “나스닥은 비교적 새로운 지수로 1900년대 초반 데이터가 반영되지 않았고, 상승장에서 평균 연간 수익률이 폭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며 “대선의 영향이 아닌 금융위기로 지수가 급락했던 2008년 수익률이 S&P나 다우존스에 비해 평균 수익률 계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군 CEO는 “인플레이션은 분명히 큰 위험이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대선 승리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70년대 오일쇼크 직후 공화당 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엔 상황이 약간 다르지만, 잠재적인 시장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정권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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