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형 건설사 중 해외 수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호실적을 거뒀다. 이들 회사는 국내 건설사의 전통 사업이었던 주택 부문이 침체되면서 해외 사업으로 일찍 눈을 돌린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분기 연결 실적 잠정 집계 결과 매출 8조5453억원, 영업이익 2509억원, 당기순이익 208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1.7%, 44.6% 늘었다.
현대건설은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등 해외 대형현장의 공정이 진행돼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늘어난 것이 호실적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통적인 건설업만으로는 살 수 없으니 지난해 뉴에너지사업부도 신설하고 원전 해체 시장을 비롯해 전력 거래, 수소 플랜트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국내 주택 부문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공사비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스럽게 검토하면서 수주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올해 1분기 매출 5조5840억원, 영업이익 3370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4%, 15.4% 늘었다. 삼성물산 역시 1분기 매출 가운데 45%인 2조5450억원을 해외에서 얻었다. 삼성물산은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터널 공사, 카타르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 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UAE) 초고압 직류송전(HDVC)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금리뿐만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국내 주택이 돈이 안 되는 상황이어서, 그나마 포트폴리오를 통해 균형 잡기를 해 1분기 실적은 어느 정도 선방했다”면서 “앞으로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것 같다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국내 주택사업에 역량을 집중한 건설사들은 1분기 실적에서 주택 경기 불황의 여파가 그대로 반영됐다. 원자잿값과 공사비 상승 등 수익성이 악화한 것도 한 몫 했다.
대우건설은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4873억원, 영업이익 114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6%, 영업이익은 35.0% 줄었다. GS건설은 영업이익 710억원으로 전년 동기(159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인 55.3% 감소했다.
매출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대형 건설사도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4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이 3.8% 늘었음에도 영업이익이 38.3% 감소했다. DL이앤씨 역시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2.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2.5% 감소해 609억원을 기록했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내 건설 시장 위축, 중장기적으로 시클리컬(Cyclical·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오가는)과 수주산업의 한계를 타개하기 위해 건설사들이 공략 중인 해외 건설 시장은 발주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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