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그야말로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수면제를 대신 처방받아 오재원에 건넨 두산 베어스 소속의 8명 선수 외에도 5명이 더 있는 모양새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7일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두산 베어스 구단에서 자체적으로 확인해 명단을 통보한 8명 이외에 전·현직 선수 5명을 더 확인할 필요가 있어 13명이 수사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조지호 청장은 “추가로 의심이 가는 사람 5명은 개별적으로 확인을 해봐야 한다. 13명 중 알만한 선수는 몇 안 된다. 2군 선수 중심으로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재원의 협박 등으로 인해 수면제를 처방받아 준 선수들의 처벌에 대한 질문에는 “위력에 의해 할 수 없이 했다면 최종적인 판단에서 참고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오재원은 지난달 17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등), 특수재물손괴, 사기, 국민건강보험법·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오재원의 마약 혐의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지난 3월. 오재원의 지인이 신고를 한 것이었다. 당시 오재원은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는데, 경찰이 추가로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오재원이 마약류를 투약한 단서를 추가적으로 발견, 체포하게 됐다.
검찰에 따르면 오재원은 지인이 아파트 복도 소화전에 필로폰을 보관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지인 9명으로부터 총 89차례 졸피뎀 성분의 수면유도제가 들어 있는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 2242정을 수수했다. 그리고 지인의 명의를 도용해 스틸녹스정을 매수했다. 이 밖에도 지인이 자신을 마약류 투약 혐의로 신고하려고 하자 휴대폰을 망치로 부수고 멱살을 잡는 등의 만행까지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오재원이 야구계에도 영향을 끼쳤던 사실이 드러났다. 현역 은퇴를 앞두고 있던 오재원이 두산 선수들에게 수면제를 대신 처방받아달라고 했던 것. 두산 구단은 오재원의 마약류 투약과 관련된 소식이 나온 직후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8명의 선수가 선·후배 관계로 인해 협박과 폭력 등으로 인해 위협을 느껴 이를 행동으로 옮겼던 것을 털어놨다. 그리고 두산은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곧바로 신고했다.
오재원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했다. 오재원은 직업을 묻는 질문에 “야구학원 선생님이었는데 지금은 무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재원은 변호인을 통해 마약류 투약 혐의에 대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보복 협박과 관련해서는 혐의를 부인했다. 오재원의 변호인은 “보복 협박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재판부의 “보복 목적 폭행·협박을 부인하는 취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오재원 측은 “폭행·협박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오재원은 오는 6월 11일 다시 한번 법정에 선다. 재판부는 오재원과 함께 기소된 공동 피고인 A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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