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2사가 올해 1분기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유럽 등 핵심 시장에서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걸림돌이었던 비싼 재료비와 해상 운임도 하락 안정화되면서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2분기 분위기도 좋다”고 말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1272억원, 영업이익 3987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08.8% 증가했다. 금호타이어는 10년 만에 1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 1조445억원, 영업이익 145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성장했다.
양사 실적은 컨센서스를 뛰어넘었다. 양사 실적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신차는 물론이고 교체용 타이어에서도 고부가 제품 수요가 커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47%에 달한다. 최대 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도 힘을 냈다. 고정비 지출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관건이었던 해상 운임은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전방산업 불안해도 타이어는 달린다
타이어는 특성상 완성차 시장 영향을 받는다. 완성차 시장은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다소 보수적인 실적 전망치를 내놓는 상황이다. 하지만 타이어는 이보단 덜하다. 교체 시장이 더 크기 때문이다. 타이어업체 판매 비중을 보면 신차용 타이어가 약 25%, 교체용 타이어는 75% 정도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다.
때문에 관련업계는 양사가 2분기에도 견조함을 유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여름을 앞두고 타이어를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글로벌 전역에서 나타날 것이란 설명이다. 고인치 타이어, 전기차용 타이어와 같은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에 관련업계는 무게를 두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등은 한국타이어 2분기 매출을 2조3460억원, 금호타이어 매출에 대해선 1조1282억원의 전망치를 제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12.3%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한국타이어가 3998억원, 금호타이어는 145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까지 높은 수익성이 이어질지는 지켜봐야겠으나, 2분기는 무난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고수익 ‘정조준’
양사는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 창출을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다양한 규격의 타이어를 구비해 둔 양사는 전기차 타이어에 집중한다. 시장조사 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은 매년 16.5% 성장이 점쳐진다. 2022년 460억7100만 달러(약 61조3700억원)에서 2032년에는 2140억1900만 달러(약 285조700억원)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한국타이어는 전기차 레이싱 대회인 ‘FIA 포뮬러 E 월드 챔피언십’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차 전용 타이어 기술 개발과 성능 개선에 몰두한다. 금호타이어는 전기차 전용 제품 이노뷔의 라인업을 확대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중동 사태 악화 등 글로벌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선제적 연구개발(R&D) 투자 성과를 거뒀다”면서 “전기차 전용 타이어 시장을 선도하고 고성능 차량 및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 확대로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글로벌 신차 매출 기준으로 전기차 타이어 비중을 16% 이상으로 늘리는 가이던스를 목표로 잡았다”면서 “하반기 이노뷔 윈터, 이노뷔 슈퍼마일 등이 신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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