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판·알루미늄을 성형해 자동차 차체를 만드는 ##성우하이텍##이 전기차에 필수로 들어가는 배터리 케이스(BCA·Battery Case Assembly)를 만들면서 전기차 부품사로 변신하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전기차, 수소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다양한 친환경차에 배터리 케이스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우하이텍은 1977년 이명근(80) 회장이 부산에서 창립한 기업이다. 농기구와 주방 기구를 만드는 성우금속공업사로 시작했다. 1980년대 ##현대차## 스텔라에 몰딩(외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장식품)을 납품하며 자동차 부품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알루미늄, 기가스틸 등 신소재를 활용한 차체 경량화에 집중하며 대형 부품사로 성장했다.
성우하이텍의 주요 제품은 자동차 차체다. 두루마리 휴지처럼 둘둘 말린 상태의 철판·알루미늄 원자재(coil)를 잘라내고 압착하며 차체 모양으로 만든다. 차 문, 후드(엔진룸을 덮고 있는 철판), 테일게이트(트렁크 문), 바닥 등 다양한 차체 부품을 생산한다. 특히 범퍼 레일은 국내에 마땅한 경쟁사가 없어 현대차그룹에 사실상 독점 공급한다. 범퍼 레일은 범퍼의 뼈대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충돌 시 충격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한다.
성우하이텍의 강점은 알루미늄, 마그네슘, 탄소섬유 등 다양한 소재를 정교하게 성형하는 것이다. 이런 소재를 적용해 차를 가볍게 만들면 연비와 가속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성우하이텍은 알루미늄 소재의 차 문을 국내 최초로 양산해 2020년부터 제네시스 G80·GV80에 납품하고 있다. 또 현대차 아이오닉5·아이오닉6, ##기아## EV6, 제네시스 G90 등에는 알루미늄 소재 클램셸 후드(clamshell hood)를 공급한다. 클램셸 후드는 엔진룸을 덮는 후드와 차체 옆 부분을 감싸는 펜더를 일체화시켜 하나의 패널로 구성한 부품이다.
성우하이텍은 미래 먹거리로 배터리 사업을 겨냥하고 있다. 2019년 EV 사업부를 신설하며 전동화에 나섰고, 국내외 완성차에 배터리 케이스를 납품하고 있다. 향후 배터리를 차체에 통합하는 셀투보디(CTB·Cell-to-Body) 기술이 보편화하면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셀투보디는 무게를 줄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법으로, 테슬라와 비야디(BYD)가 채택했다. 성우하이텍은 2022년 현대차·기아 협력사 R&D 테크 데이에서 ‘차체·배터리 일체형 구조 언더 보디’ 기술을 선보여 우수상을 받았다.
성우하이텍은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를 타고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성우하이텍의 지난해 매출은 4조3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8% 증가했다.
성우하이텍의 최대주주는 성우홀딩스(32.7%)다. 성우홀딩스는 창업주 이명근 회장이 지분 83.6%를 갖고 있다. 차녀 이아람씨가 최대주주인 오너 일가 가족회사 리앤한이 나머지 16.4%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성우하이텍의 지분도 5.8% 갖고 있다. 이 회장의 장녀 이보람 씨가 3.3%, 이 회장의 부인 민미라 씨가 1.9%를 들고 있다. 맏사위 조성현(48) 씨가 이 회장 등과 함께 각자대표 사장을 맡고 있고, 이보람 씨는 성우하이텍 재경총괄사업부 부사장을 맡고 있다. 조 대표이사는 2007년 중앙대 의과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이보람 씨와 결혼한 이후 성우하이텍에 입사해 품질사업부장(이사), 개발사업본부장(상무),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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