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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낸드플래시 시장이 고부가 쿼드러플레벨셀(QLC) 제품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정보 저장 장치를 하드디스크에서 QLC 낸드 기반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로 교체하는 움직임에 맞춰 칩 회들도 제품 생산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QLC 낸드 출하량(8Gb 환산 기준)은 1329억 900만 개에 이를 전망이다. 지난해 출하량인 1053억 7000만 개보다 26.13% 증가한 수치다. 현재 낸드 업계의 주력 상품인 트리플레벨셀(TLC) 낸드는 올해 6561만 9600개의 칩이 출하될 예정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증가율이 8.87%에 그친다. QLC 제품 반등이 낸드 업계의 업황 개선을 더욱 빠르게 이끌고 있다는 이야기다.
QLC 낸드는 한 개의 기억 소자에 4개의 비트(0 또는 1)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TLC는 세 개의 비트를, 멀티레벨셀(MLC)과 싱글레벨셀(SLC)는 각각의 소자에 2개와 1개의 비트를 넣을 수 있다. QLC는 같은 단수의 낸드라도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QLC 제품 출하량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AI 열풍 때문이다. 특히 생성형 AI를 다루는 빅테크 기업들이 QLC SSD를 원하고 있다. 생성형 AI용 기억 장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어야 하는데, 되도록이면 단위 면적 당 더 많은 정보를 기억하면서 전력까지 줄일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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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제조사들은 QLC SSD가 AI 고객사를 위한 최적의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QLC 기반 SSD는 동일 용량의 하드디스크와 비교했을 때 사용 공간을 10분의 1로 줄이면서 전력은 5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QLC 제품의 단점은 안정성과 수명으로 지적된다. 따라서 한 개의 소자에 4개의 비트를 저장하기 위한 정교한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수명을 보장할 수있는 소재와 설계 기술이 필요하다.
세계 양대 메모리 회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급 QLC 기술로 올해 AI용 SSD 시장을 겨냥한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280단대 9세대 낸드를 QLC 방식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자회사 솔리다임의 QLC 기업용 SSD(eSSD)는 물론 내년에 300테라바이트(TB) 제품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QLC 기반 eSSD는 AI 서버에서 가격과 성능을 고려했을 때 하드디스크를 대체하기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며 “그간 계륵으로 평가받았던 솔리다임의 활용가치가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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