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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반도체 보조금보다 소부장 등 취약부문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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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반도체 보조금보다 소부장 등 취약부문 지원해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도체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과 관련 “민간이 못 하는 것에 대해 재정 지출을 해야 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선 2% 중반대로 상향 조정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가격 조정에 대해선 “당분간 공공요금 안정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며 공공기관의 재무구조 등을 종합 고려하겠다”며 인상 여지를 남겼다.

최 부총리는 4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미국·일본과 같은 방식의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 대한 질문을 받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최 부총리는 “재정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며 “현재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세제지원까지 포함하면 30조 원을 넘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민간이 못 하는 것에 대해 재정 지출을 해야 하며 민간이 잘하는 것은 세제지원을 해야 한다”며 “반도체와 관련해선 산업 생태계 조성, 소재·부품·장비 육성, 인프라 구축 등 우리가 취약한 부분에 대해 재정 지출을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야당이 추진 중인 민생지원금 지급 방안에 대해서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추경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2% 중반대로 수정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최 부총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2.6%로 올린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수준은 기관마다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한국은행과 마찬가지로 정부도 성장률 수정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보다 1.3% 늘었다고 밝혔다. 1분기 ‘깜짝 성장’ 덕분에 정부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2.2%)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총리는 이와 관련 “교과서적인 성장 경로로 복귀했다”며 반색한 바 있다.

1분기 성장률이 체감 경기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우리 경제가 언제 나아지느냐에 대해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도 심리적 측면이 있어 경제 주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경제 지표만 보고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공공요금 가격 조정에 대해선 물가 안정 이후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공공요금은 당분간 안정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공공기관의 재무구조와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을 같이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등은 과도한 요금 인상 억제로 인해 재정이 악화해 전력망 투자 등 인프라 구축까지 위축된 상황이다. 소비자 물가와 관련해선 하반기 2%대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위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농산물에 대해 유통단계의 비효율을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는 게 의미가 있다”며 “수년 전부터 고물가는 공급 충격이 큰데 농수산물의 경우 유통단계별 비효율을 줄여 소비자 효용을 높여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상반기 물가는 3%에서 오르락내리락할 거라고 보는데 2%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물가가 튀어 오르지 않도록 전력을 다하고 있으며 하반기 2% 초·중반대를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의 과세정책이 부자 감세에 해당한다는 비판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항변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예산을 편성할 때 건전개정 기조를 유지해 낮게 편성했지만, 복지 부문은 8.8% 늘렸다”며 “자산이나 소득 규모를 갖고 세제지원 하는 것과 경제 주체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지원하는 건 나눠서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약속한 금융투자세 폐지 등에 대해서도 “어떠한 행동을 유발해 이러한 행동이 긍정적으로 선순환하는 것에 대해 감세라고 말하는 건 공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 세수 펑크 가능성에 대해선 “작년에 영향받는 세목도 있고 올해 나아지는 세목도 있어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출생률 제고 방안에 대해선 저출산 대책의 효과성을 따져 예산편성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일·가정이 양립하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게 저출생 문제도 해결하고 성장동력도 높이는 큰 과제”라며 “기존 저출산 대책의 효과성을 따져 효과가 떨어지는 대책을 덜어내는 노력을 올해 예산편성 과정에도 담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저출생 방안을 비롯해 청년 문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의료개혁 등이 이달 국가재정전략회의에 주요 안건에 포함될 전망이다.

또 국제신용평가사 S&P가 2026년 한국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 것에 대해선 “올해 정부 내에서 4만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고 많이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성장률뿐 아니라 환율도 중요하다”며 “실질적으로 국민이 느끼기에 4만 불이 넘는 선진국에 가까이 갔다는 데 공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부총리는 전날 트빌리시에서 열린 ‘제27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해 회원국들이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대출프로그램 도입을 최종 승인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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