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로 임용됐지만…공단 행정직 경력 ‘100→50%’ 축소
근로복지공단에서 근무한 경력자를 보건교사로 임용하면서 공단 근무경력을 절반만 인정한 교육청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 A 씨가 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호봉 재획정 처분 취소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A 씨 경력은 공무원 보수규정에 따라 50%의 경력환산율을 적용해야 하고, 같은 규정에서 정한 ‘과거 경력이 채용될 직종과 상통하는 분야의 경력’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하며 A 씨의 경력을 절반으로 축소한 교육청 처분이 정당하다고 봤다.
법원에 따르면 A 씨는 2000~2001년 서울 대형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2001~2005년 간호직 공무원으로 재직한 뒤 2005~2018년 근로복지공단에서 의료직으로 일했다. 2018년부터는 보건교사(2급)로 임용됐다.
애초 교육청은 A 씨의 경력 전부를 경력연수로 인정해 호봉을 25호봉으로 확정했다. 이후 A 씨는 2021년 정기승급으로 29호봉이 됐고 2022년 보건교사(1급) 자격을 취득했다. 그러나 2022년 교육청은 당초 100% 인정했던 A 씨 경력을 50% 호봉경력으로 인정해 A 씨의 호봉을 24호봉으로 재획정하게 된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같은 해 3월 호봉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도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A 씨는 자신의 경력이 공무원 보수규정상 ‘과거 경력이 채용될 직종과 상통하는 분야의 경력인 경우’에 해당되므로 100%의 경력환산율을 적용해 호봉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경력을 단순히 공공기관 등에서 행정업무 경력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가 근로복지공단에서 근무할 당시 ‘보상부’, ‘재활보상부’, ‘진료비심사부’에서 근무했는데 해당 부서들은 환자의 치료, 응급처치, 부상과 질병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처치행위 등을 포함한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 보호‧증진 등을 주 업무로 하는 보건교사의 업무와 차이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교원의 호봉 획정은 교원 사회 전체 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각 교원에 대해 정당한 호봉을 획정해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크고, 피고가 잘못 산정한 호봉이 계속 유지되리라는 원고의 신뢰 내지 기대가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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