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안 가이드라인이 시장 기대감에 못 미치면서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 주목받던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에 대한 열기도 싸늘하게 식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PBR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다수 업종이 올랐던 만큼 단기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KRX 자동차지수는 1.61% 하락한 2167.38에 마감했다. 전날 0.28% 빠진 데 이어 이틀 연속 내림세다.
KRX 증권지수도 이날 전장 대비 0.02% 내린 702.97에, KRX보험 지수는 0.58% 빠진 1818.05에 장을 마쳤다. 이들 역시 전날 각각 2.84%, 2.10% 하락한 후 내림세를 이어갔다.
KRX 은행지수는 1.51% 오른 803.73%에 마감했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미나가 개최된 전날과 전전날 각각 2.51%, 0.76%씩 하락했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현대차가 3.21% 하락한 8000원, 기아는 4.77% 내린 5700원을 기록했다. 보험업에서는 △흥국화재(-4.50%) △동양생명(-4.29%) △한화손해보험(-1.93%)의 내림세가 돋보였고, 증권업에서는 상상인증권(-2.07%), 다올투자증권(-1.75%)이 하락 마감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2차 세미나 개최 이후 오히려 수혜주로 꼽혔던 저PBR주들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1월 기업 가치를 제고해 코리아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겠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이에 PBR이 저평가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였다.
은행·증권·보험·자동차주 등은 국내 주식시장 내 대표적인 저PBR주로 통한다. 통상 PBR 1 미만은 회사의 장부상 가치가 현재 기업의 가치인 시가총액보다 큰 상황으로, 기업가치가 저평가됐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하지만 3일 정부가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에서 기업이 기대했던 세제 지원책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으면서 김이 빠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기업 참여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프로그램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저PBR주에 대한 기대감이 그간 시장에 선반영됐던 만큼 단기간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기업 체질 개선을 통해 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 기업과 주식시장의 체질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접근은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조만간 가이드라인이 확정되고, 이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인 체질 변화를 모색해 나간다면 코스피 밸류에이션 정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앞서간 시장의 기대로 급등했던 저PBR주들의 단기 변동성은 감안해야한다”며 “최근 저PBR주로 일컬어지며 밸류업 모멘텀에 따라 급등락을 보이는 업종과 종목은 슬림화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럼에도 여기서 주목해야 할 업종은 금융, 자동차, 지주사”라고 짚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밸류업을 투자자들은 매도 재료로 인식했지만, 근본적인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기업가치 제고에 인색했던 과거 기업 행태에 있는 만큼 밸류업을 통해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한다”며 “자동차, 은행 중심의 주도주 구도는 쉽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며, 밸류업 관련주의 중장기 전망은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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