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FOMC 신중 모드에도 금리 인하 방향성 재확인
밸류업 효과, 시간 필요하지만 중장기로는 긍정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통화 긴축 선호)보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에 가까운 스탠스를 취하면서 향후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정부가 공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이 코스피지수에 어떤 방향성을 제시하게 될지도 주목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연준이 통화정책에 다소 완화된 입장을 시사하고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으로 2600~2700선을 횡보해 온 코스피지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열린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 결과로 과도한 통화정책 불안심리가 진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2%대로 가는 시점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더딘 물가 안정에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유지라는 인식 하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그동안 감돌았던 매파 전환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6월부터 월 양적긴축(QT) 목표금액을 95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축소하면서 통화정책 완화에 무게를 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내달부터 국채 상환 한도를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낮추고 모기지담보증권(MBS)에 대한 월 상환 한도는 기존 350억 달러로 유지하되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은 국채에 재 투자하는 등 양적 긴축 속도를 조절해 국채 수급 부담 완화 노력을 기울였다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시장이 우려했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제어된 발언을 내놓은 점도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 됐을 뿐 정책의 방향성은 통화 완화에 있다는 점을 보다 분명히 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5월 FOMC는 우려했던 매파 발언은 없었으나 금리 인하에 조심스러운 연준의 스탠스를 재확인했다”면서도 “파월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나 고용 하나라도 ‘삐끗’하면 금리 인하를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정부가 발표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일 금융당국이 공개한 가이드라인에서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면서도 기존에 발표된 인센티브 외에 세제 혜택 등 보다 구체적인 추가 지원 방안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아 실효성과 현실성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 당국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달 중으로 최종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밸류업 프로그램으로만 코스피 등 지수를 단기간 내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의무화 등 강제성 보다는 자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전망의 평가도 나온다.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존재하겠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에 과도하게 실망하거나 평가 절하할 필요는 없다는 진단이다.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 등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이미 밸류업 이슈를 선 반영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민간 기업들은 이미 정부와 유관 기관 방침에 발맞춰 주주환원을 개선하고 있으며 지난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S&P 500과 코스피 200간 주주환원 수익률 격차는 축소됐다”며 “실제로 주주환원을 개선하고 있는 자동차, 은행 중심 주도주 구도는 쉽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은 중장기 관점에서 정책 시행 정당성을 갖고 있으며 주주환원 제고 및 법안을 통한 지원 체계 마련은 세부 전략 중 하나일 뿐 목적 자체로 보기 어렵다”며 “프로그램 관련주 중장기 전망은 밝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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