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BC건물 105층 →55층 변경
약속과 다르다며 서울시 반려
관계자들 장기화 할 조짐 우려
지난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짓는 신사옥 글로벌비스니스센터(GBC)와 관련해 서울시와의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현대자동차가 전달한 사업 계획안을 반려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월 삼성동 소재에 105층 랜드마크 빌딩 1동을 건설하고, 중·저층 빌딩 4동을 추가로 짓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계획을 수정해 55층 빌딩 2동을 건설하고 저층 빌딩 4동을 추가로 짓는 변경안을 공개했다. 그 배경으론 최근 공사비 상승 등으로 고층 빌딩을 건설하는 데 투입되는 비용이 천문학적이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현대차는 변경된 설계안을 서울시에 제출하여 의견을 표명했으나 서울시는 내부 검토를 거친 후 해당 사실을 반려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의 설계 변경안에 대한 전체 인허가권은 서울시가 보유하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롯데 시그니엘처럼 도시의 상징물이 될 수 있는 랜드마크 빌딩을 세운다고 해서 용적률 등 인센티브(보상)를 많이 지원하고 기부채납 부담 또한 감면해 줬는데 계획이 크게 바뀌었으니 해당 사실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상세 계획안을 짠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서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지 않는 태도를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대차그룹 측에 두 차례나 “변경안을 보완이 필요하다”라고 요청했으나 현대차그룹은 “변경안 입장을 그대로 고수한다”라고 답했다고 전해져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해당 소식에 현대차그룹은 “GBC와 관련하여 서울시 입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전달받은 바 없다”면서 “서울시가 실제로 반려를 결정한다면, 다시 협의에 임하겠다”라고 대응했다. 양측 모두 입장을 나타내, 협의를 거쳐 새로운 설계안을 다시 준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존 계획보다 상당 부분 진행이 늦어진 GBC 건립 사업에 시간이 더욱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GBC 건립 사업은 단순히 랜드마크를 짓는 것뿐만 아니라 지하철 2호선 삼성역의 지하 공간을 개발하는 등 ‘영동대로 복합개발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개발사업은 GBC 부지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과 서울시의 협의가 늦춰질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성동구 성수동에 105층 신사옥을 건설하려고 계획했지만,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할 당시 각종 규제로 인해 무산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10조 5,500억 원의 막대한 재원을 들여 구매해 이 땅에 105층 신사옥을 짓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그로부터 10년 흐르고 지난 2월 설계 변경안을 발표하면서 105층의 꿈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는 2020년부터 공사에 들어가 현재는 터파기 작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 간격이 매우 넓어 사업 지연이 장기화 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올해 1월 지난해(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162조 6,636억 원을 달성, 영업이익 15조 1,269억 원을 기록한 것을 밝혔다. 이는 지난 2010년 새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종전 최대 실적을 선보였던 2022년 매출인 142조 5,275억 원과 영업이익인 9조 8,198억 원) 보다 각각 14.4%, 54.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5조 원 넘는 영업이익을 선보이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운 셈이다. 현대차의 지난해 기준 연간 판매량은 421만 6,898대로 추산됐다.
현대차는 한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시장의 수요 확대를 이뤄내 판매 성장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높은 금리 수준과 대외 거시경제 변수 리스크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을 비롯해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 확대되는 것이 미래 경영 활동의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더하여 지정학적 리스크의 증가와 신흥국 위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더하여 향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 및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고, 친환경 차 선호 확대 등을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친환경 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의 라인업 확대할 방침을 공개했으며, 신규 하이브리드 모델 보강을 이어가 친환경 차 판매 제고와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이뤄내 판매 극대화할 것을 밝혔다. 더하여 SUV와 같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진행해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