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 분기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주주환원 확대 계획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식연계증권(ELS) 보상에 따른 재무적 리스크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부담에도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1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웃돈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적극적인 주주 환원책을 내놨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 이익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금융지주사들은 일제히 분기 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 환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합산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4조2300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3.7% 줄었다. 반면 전분기와 비교하면 219.5% 증가했다. 메리츠증권 컨센서스 결과 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은 각각 2.9%, 6.8%, 14.1% 상회했고 우리금융은 부합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공통적으로 은행 ELS 고객 보상 비용(KB금융 8620억 원, 신한지주 2740억 원, 하나금융 1799억원), 환차손(하나금융 813억 원, 우리금융 230억 원), 부동산 PF관련 선제적 충당금, 해외부동산 손상차손 등 여러 비용 인식에도 불구, 톱-라인 성장 기반의 양호한 실적을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실적 증가의 배경으로 이자 이익과 수수료 이익 증가가 한 몫한 것으로 꼽힌다. 순이자마진(NIM)이 개선세를 보이면서 4대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6.1% 증가했다. 또 자회사 카드, 증권사 중심으로 수수료 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13.8% 확대됐다.
이처럼 예상을 웃돈 실적에 4대 시중은행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시중은행들의 주주환원정책은 전향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분기 배당을 통해 배당 가시성을 제고했으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탄력적으로 주주환원성향을 조절했다. 다만 분기 배당에 있어 차이가 존재한다.
KB금융은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실시한다.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4%, 1분기 주당배당금(DPS)은 784원이다. 주주환원성향을 약 40% 가정 시, 하반기 중 3500억 원의 자사주 매입 기대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를 감안 , 하반기 중 3500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주당 배당금 800원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지주의 CET1은 13.1%, 1분기 주당배당금은 540원이다. 조 연구원은 “신한지주가 30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며 “주주환원 성향을 전년과 같은 36%로 가정하면 4분기 중 최소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하나금융 CET1은 13.9%, 1분기 주당배당금은 600원이다. 회계 기준상 주주환원 성향을 37%로 가정하면 추후 3200억 원의 자사주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 CET1은 12.0%, 1분기주당배당금은 180원이다. 조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자본비율 목표치(13%)와의 괴리율이 타 은행과 비교해 높다”면서 “우리금융이 주주환원 방안 세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밝혔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기업 밸류업 정책 수혜로 주가도 오를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지주사는 주가순비율(PBR)이 낮고 주주환원 여력도 있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은행주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고 밸류업 기대감이 다시 커지면서 기존 밸류업 주도주들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은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모두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홍콩 ELS 고객보상비용 1조3234억 원과 민생금융 자율프로그램 지원 715억 원, 비화폐성 외화환산손실 1013억 원 등 총 1조5000억 원의 비경상 비용 요인 발생에도 불구하고 약 4조2000억 원의 순익을 시현했다”고 했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2일 발표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지만 밸류업 수혜주인 은행주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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