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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중징계 잘 모른다는 윤석열 대통령, 거짓말 아니면 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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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앙골라 확대 정상회담에서 주앙 로렌수 앙골라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앙골라 확대 정상회담에서 주앙 로렌수 앙골라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영수회담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잇따른 방송사 중징계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는 후기가 들린다. 

지난달 29일 영수회담에서 이재명 대표는 “MBC 법정제재 7건도 집행정지가 됐는데 이런 과도한 수사나 법정 제재에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측 참석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른다’는 취지로 반응했다.

방송사 중징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서 이뤄졌다. 본래 9명인 방심위원 임명·해촉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아무리 사유를 만들어 방심위에서 해촉 의결을 해도 대통령이 결재하지 않으면 위원에서 해촉되지 않는다.

정연주·이광복·정민영·옥시찬·김유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부터 해촉을 재가한 방심위원 이름이다. 공교롭게 5명 모두 야권 추천 위원이다.

윤 대통령은 야권 추천 위원은 연속 해촉하면서 자신의 추천 몫 3명은 바로 임명했다. 그 중엔 ‘민원사주’ 의혹으로 방심위를 뒤집고 있는 류희림 방심위원장도 있다.

새로 추천된 야권 추천 위원은 임명되지 않고 뒤로 밀렸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수개월이 지나 야권 추천 후보자 2인 중 1명은 자진 사퇴했고 1명은 아직도 임명을 무한 대기하고 있다.

그런 방심위에서 주도한 방송사 중징계를 모르고 있다는 게 말이 될까. 방심위에서 징계를 내린 방송들을 떠올려 보자. 대다수 방송들이 대통령과 관련됐다.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보도부터 MBC ‘바이든-날리면’ 보도까지. 대통령이 언급되지 않는 사례를 찾는 것이 더 어렵다.

▲선방심의위에서 관계자 징계가 나온 2월25일자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선방심의위에서 관계자 징계가 나온 2월25일자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입틀막’ 논란을 부른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는 어떤가. 선방심의위는 윤석열 대통령과 무관할까. 그렇지 않다. 선방심의위 폭주 원인은 파행적인 방심위 운영에 있다.

방심위는 선방심의위원 추천권을 가질 단체를 여야 방심위 상임위원(원래는 3인) 협의 하에 정한다. 그런데 이번엔 그 여야 협의가 ‘전무’했다. 그 이유는? 야권 추천 방심위 상임위원이 없기 때문이다. 없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이 해촉하고 보궐을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권 추천 방심위 상임위원끼리만 논의해 TV조선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 공정언론국민연대에 선방심의위원 추천권을 줬다. 그 결과 전례 없는 무더기 징계가 나왔다.

방심위와 달리 선방심의위는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위원 추천을 한 것이라 아니라 잘 모를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중징계가 남발되는 선방심의위를 놓고 보수신문도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권력이 정부 기관을 동원해 언론을 통제하려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고, 동아일보는 “이러다간 방심위와 선방심의위위 모두 심기경호위란 소릴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은 보수신문 사설도 보지 않는 걸까.

방심위와 선방심의위. 독립기구지만 정치적 입김이 안 들어갈 수 없는 구조다. 누군가 마음먹고 망가뜨리면 무소불위 칼춤을 출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말 몰랐을까. 거짓말과 무능 둘 중 하나를 벗어날 순 없어 보인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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