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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1조 1500억 원, 고객예탁금 10조 8000억 원, 개인 고객 수 48만 명.’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합병으로 탄생하는 합병 증권사는 출범과 동시에 업계 18위 중형 증권사로 자리 잡게 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50년간 쌓아온 기업금융 DNA에 포스증권의 디지털 역량을 더해 10년 내 국내 ‘톱10’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우리금융그룹의 새로운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종금의 자기자본 1조 1000억 원과 포스증권의 자기자본 500억 원을 합쳐 총 1조 1500억 원 규모의 증권사로 탄생한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지난해 말 기준 업계 17위인 BNK투자증권(1조 1943억 원)과 18위인 IBK투자증권(1조 819억 원) 사이에 자리 잡게 된다. 국내 4대 금융지주로 기업금융의 ‘명가’인 우리금융은 꾸준한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덩치를 키울 계획이다. 현재 증권 업계 자기자본 기준 10위가 대신증권으로 이 회사의 자기자본이 2조 8529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2조 원 이상의 자기자본 확대가 더 필요하다. 우리금융은 이를 위해 중소형 증권사를 추가 인수하는 방안, 자기자본 증액, 외자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 증권사의 초대 대표를 맡은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는 “종금 사업에서 증권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가면서 필요한 경우 지주에서 적정 규모의 증자를 병행해서 실시해나갈 예정”이라며 “내부적으로 자기자본을 축적해나가다 보면 대형 증권사에 점점 다가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 대표는 1989년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해 핵심 조직이던 딜링룸 부장을 지낸 뒤 런던법인장과 고유자산운용본부 상무 등을 거친 정통 증권맨이다. 지난해 우리자산운용 대표를 맡았다가 올 3월 우리종금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우리금융은 10년 만의 증권업 재진출로 그룹 전체적으로 기업금융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우리종금이 가진 ‘발행어음업’이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합병 후 종금업을 일정 기간 영위하는 것은 금융 당국의 인허가 사안으로 과거 메리츠종금 등의 사례를 비춰볼 때 일정 기간 종금업 겸영을 하려 한다”며 “기본적으로 종금사가 초대형 IB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고유의 사업 기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과거 메리츠종금증권은 10년간 종금 업무를 겸영하며 초반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있었다. 우리종금의 탄탄한 IB 네트워크도 초반 자산 형성을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종금은 전년 말 기준 약 27조 원 규모의 국내외 자산을 외부 증권사를 통해 관리해왔다.
우리금융의 증권업 진출은 그룹 내 자산관리 부문과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 3월 기준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고객 예탁 자산은 각각 4조 3000억 원, 6조 5000억 원으로 합병 증권사의 고객 자산은 10조 8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양측은 이미 약 50만 명에 가까운 고객도 확보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우리은행 플랫폼에서 거래 중인 2000만 고객을 증권사 고객으로 확보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남 대표는 “포스증권이 가진 디지털 플랫폼을 로보와 인공지능(AI)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면서 “우리금융의 슈퍼앱과도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했다.
우리금융은 새 증권사의 사업 영역을 리테일, 세인즈앤드트레이딩(S&T)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개인 주식거래 등은 추가 라이선스 확보를 통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포스증권이 가진 펀드슈퍼마켓 앱 ‘원더링’이 탑재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발 중이다.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은행 슈퍼앱 ‘뉴원(New Won)’을 연계하면 리테일 부문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부사장은 “11월 그룹 통합앱인 ‘뉴 원’을 출범하면 2000만 명이 되는 WON뱅킹 앱의 고객을 증권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계획이 있다”며 “보험사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그룹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해 주주가치 제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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