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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일부 하이니켈 양극재 라인전환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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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 일부 하이니켈 양극재 라인전환 카드 꺼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정체기)에 직면한 배터리 소재 업계가 투자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올해로 예정됐던 공장 가동 일정을 뒤로 늦추고 향후 생산능력(캐파)을 축소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까지 적자를 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업 확대보다는 비용 절감에 몰두하겠다는 것이다.

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일부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라인을 신 소재 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라인 전환을 통해 생산량을 자연스럽게 조정하고 미래 배터리 시장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공장을 세우는 대신 기존 라인을 전환함으로써 투자비용도 아낄 수 있다. 에코프로(086520)그룹은 향후 2년 간 비용을 30% 절감하겠다는 목표 아래 최근 원가혁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바 있다.

에코프로비엠이 추진하는 새로운 주요 소재는 리튬인산철(LFP) 및 미드니켈 양극재다. LFP 양극재는 올 하반기 파일럿(시범생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수의 고객사로부터 요청 받은 고전압용 미드니켈 양극재의 경우 올해 개발을 끝내겠다는 구상이다. 두 제품 모두 하이니켈 소재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아 보급형 전기차에 주로 쓰일 전망이다.

코스모화학(005420)은 울산에 짓고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의 완공 시점을 기존 올해 3월 말에서 내년 3월 말로 미뤘다. 2차전지 양극재 주요 원료인 황산코발트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코스모화학은 배터리의 주요 원료인 니켈·코발트·리튬·망간을 회수하는 재활용 분야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10월 공장 시운전을 완료하는 등 채비를 갖췄지만 전기차 시장 둔화 탓에 폐배터리 공장의 양산 시점을 연기한 것이다.

급성장하던 대표적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 시장에도 제동이 걸렸다. 엘앤에프(066970)는 양극재 연간 생산능력을 40만 톤까지 확대하는 목표 시점을 기존 2026년에서 2027~2028년으로 늦췄다. 이광곤 IR팀장은 지난달 중순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2년 안에 생산 규모를 40만 톤까지 늘릴 것이라 발표했지만 현재 수주 계약이 지지부진한 점을 고려해 캐파 수정이 이뤄졌다”며 “40만 톤까지의 캐파 확대가 2027년~2028년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엘앤에프의 캐파는 현재 짓고 있는 구지 3공장을 포함해 22만톤 수준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비엠, 일부 하이니켈 양극재 라인전환 카드 꺼냈다
엘앤에프 대구 본사. 사진제공=엘앤에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올해 부진을 겪는 중이다. 미국 테슬라의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나 감소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또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1분기 전기차 판매량도 20%나 줄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41만대로 전년 대비 16.6%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 성장률이 2022년 61.3%, 2023년 33.5%에 이어 크게 꺾인다는 얘기다.

이에 국내 배터리 소재 업계의 실적도 악화됐다. 에코프로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298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2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1823억 원 영업이익)에 비해 적자전환한 것이다. 매출은 같은 기간 2조644억 원에서 1조206억 원으로 50.6% 감소했다. 대표 계열사인 양극재 제조 기업 에코프로비엠은 간신히 흑자를 냈다. 에코프로비엠의 1분기 영업이익은 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8% 감소했다. 매출은 9705억 원으로 51.7%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엘앤에프도 영업손실 1214억 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매출 또한 70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인 완성차 또는 배터리 셀 업체들이 투자를 다시 확대할 것이라는 기조로 돌아서야 소재 기업들도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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