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BNK·DGB·JB금융지주(175330) 등 지방 금융지주 3곳의 실적이 엇갈렸다. 지방 금융지주들은 시중은행과 달리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리스크에서는 비켜갔지만 DGB와 BNK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에 발목을 잡혀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다만 JB금융지주는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선전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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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BNK금융·JB금융·DGB금융 등 3대 지방 금융의 올 1분기 합계 순이익은 5344억 원으로 전년 동기(5882억 원) 대비 약 9.1% 감소했다. 지주별로는 BNK금융 2495억 원, JB금융 1732억 원, DGB금융 1117억 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방 금융지주 중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곳은 DGB금융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올 1분기 무려 33.5%나 줄었다. 핵심 이익인 이자이익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부동산 PF 등 취약 익스포저에 대한 대손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1분기 DGB금융지주(139130)의 충당금은 총 1595억 원으로 전년 동기(1104억 원) 대비 44.5% 급증했다. 은행을 비롯한 모든 계열사들이 심각한 PF의 여파를 입었다. 핵심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1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축소됐다. 지난해에 이어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한 영향이다. 비은행 계열사들도 부동산 PF 충당금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140억 원 순이익을 냈지만 올 1분기에는 49억 원 적자 전환했다. 이 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8920억 원 수준으로 자기자본의 약 70%에 달했다. 이 외에도 DGB생명의 순이익은 108억 원으로 1년 만에 64.7% 급감했으며 DGB캐피탈도 205억 원에서 134억 원으로 줄었다.
부동산 PF의 직격탄을 맞은 BNK금융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4분기 충격적인 적자를 딛고 올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자산건전성 우려에 대손비용을 늘리면서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BNK금융지주(138930)의 올 1분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억 원, 비이자이익은 92억 원 늘었다. 판매관리비는 128억 원 감소했으며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311억 원 증가했다. 손실 흡수 능력 확대를 위한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는 442억 원이었다. 은행 부문은 지난해 동기보다 39억 원 감소한 2264억 원, 비은행 부문은 충당금 전입액 증가로 전년 동기보다 37억 원 줄어든 547억 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방 지주들 중 JB금융지주만이 유일하게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핵심 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올 1분기에 각각 563억 원, 731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5%, 0.1% 증가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인 JB우리캐피탈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JB우리캐피탈은 올 1분기 순이익 56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5.3% 늘면서 주력 계열사인 전북은행의 순이익(563억 원)도 뛰어넘었다. 금융그룹 내에서 새로운 효자로 올라선 것이다.
지방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부동산 PF 정리 계획이 본격화하면 잠재적인 충당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높은 금리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자산건전성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인 만큼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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