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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턱 높아진 中증시 IPO…기업들 줄줄이 ‘홍콩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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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권거래소 앞에서 홍콩증권거래소를 상징하는 깃발왼쪽과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홍콩증권거래소 앞에서 홍콩증권거래소를 상징하는 깃발(왼쪽)과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증시 부진에 대한 해결책으로 당국이 규제를 강화하고, 기업공개(IPO) 문턱을 높이면서 ‘홍콩행’을 택하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다. 이에 침체됐던 홍콩 IPO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체 21세기경제망은 최근 “중국 증시 IPO 열기가 식은 데다 상장 문턱이 높아지면서 홍콩 증시 진출을 노리는 본토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IPO를 선택한 기업은 지난달 26일 기준 총 94곳에 달한다.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 디핑셴(호라이즌로보틱스)를 비롯해, 중국 최대 버블티 브랜드 미쉐빙청(MIXUE), 홍콩 증시 상장 1호 중국 화장품 브랜드 자리를 노리는 마오거핑, 의료업계 유니콘 쉰페이 등 ‘스타’ 기업도 대거 포함됐다.

특히 호라이즌로보틱스의 예상 자금 조달 규모는 5억 달러(약 6조8800억원)로, 올해 홍콩 IPO 최대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홍콩 증시 IPO에 성공한 기업 중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차바이다오(차백도)의 25억8600만 홍콩달러(약 3억3000만 달러)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 호라이즌로보틱스의 시가총액은 약 87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콩 증시도 중국 증시 못지 않게 부진을 이어온 탓에 홍콩 IPO 시장은 한동안 침체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사 딜로이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콩 증시 신규 상장 기업은 12곳에 불과했고, 자금조달 규모 역시 47억 홍콩달러에 그쳤다. 2009년 1분기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홍콩 IPO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건 지난 달부터다. 한달 새 차바이다오를 비롯해 중국 1세대 AI 기업 추먼원원(몹보이)과 민간 건설사 톈진건설발전 세 곳이 잇따라 IPO에 성공하면서, 1분기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30억4200만 홍콩달러를 끌어모으면서다.

중국 기업들이 본토가 아닌 홍콩 증시 상장을 택하는 건 지속된 증시 부진으로 ‘투자자 보호’를 외치며 주가 부양에 나선 당국이 각종 규제를 강화, 상장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30일에도 상하이증권거래소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지도 하에 ‘커촹반(중국판 나스닥) 기업의 주식 발행 및 상장 신고·추천에 관한 잠정 규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커촹반 사장을 희망하는 기업은 3년간 연구개발(R&D) 누적 투자액 8000만 위안 이상, 대표 사업 관련 발명특허 건수 7건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중국의 한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이는 기업이 실현 가능한 특허를 개발하도록 유도해, 수익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업을 IPO에서 제거하고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홍콩 IPO 시장 회복 조짐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실한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장커싱 베이징그레이자산운용 이사는 “최근 홍콩 주식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기업도 상장할 수 있다”면서 “당분간은 홍콩 주식을 매수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성적이 계속 좋아진다면 신규 상장 주식 수익도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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