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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證 ‘엄주성의 한수’… PF 투자로 1분기 실적 ‘홈런’

아시아투데이 조회수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던 키움증권이 올해 1분기 반전에 성공했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엄주성 사장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적중,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경쟁사들이 줄이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확대하면서 기업금융(IB) 수수료 수익이 많이 증가했다. 전문성을 강조한 조직개편과 경쟁사 대비 우수한 자산건전성을 내세워 우량 PF 사업 투자를 늘린 것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다만 부동산 경기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부동산PF 투자 증가로 우발부채가 늘어난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동안 경쟁사 대비 낮은 부동산PF·해외대체투자 비중으로 인해 충당금·평가손실 문제에서 자유로웠는데, 부동산PF 리스크 재점화 시 키움증권에도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엄주성 사장은 작년 악재였던 미수거래·파생상품 리스크 관리에 더해 부동산PF 리스크도 중점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3377억원, 당기순이익은 24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 16.3% 감소했다.

작년보다 수익성이 악화한 이유는 채권평가 이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의 경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채권평가 이익이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작년 수준의 채권평가 이익을 기대할 수 없었다. 실제 키움증권의 운용수익은 9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3% 줄었다.

작년 1분기보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줄었음에도 시장에선 키움증권이 호실적을 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위탁매매와 IB 수수료 수익에 힘입어 시장 추정치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2561억원, 1901억원이었다.

특히 IB 부문 성과가 두드러졌다.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2.1% 증가했다. 올해 들어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늘면서 리테일 부문 수익 증가는 예상됐지만, IB 부문 성과는 예상하기 어려웠다.

세부적으로 보면 DCM(채권발행시장) 부문에서 LS전선, 현대카드, KB캐피탈, 우리금융지주, 롯데쇼핑, 대한항공, CJ제일제당 등 회사채 발행을 주관했고,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61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6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딜에 참여해 구조화·PF 수익을 3배 가까이 늘렸다. 올 1분기 구조화·PF 수수료 수익은 351억원으로 작년 1분기(125억원)보다 180.8% 증가했다.

이는 엄주성 사장이 취임 이후 브로커리지에 치우친 수익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IB 부문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IB 조직을 부문 체제로 확대 개편, 전문성을 키웠다.

또 그동안 타사 대비 부동산PF 물량이 적어 자산건전성이 뒷받침됐다는 점을 활용, 우량 물건을 중심으로 부동산PF 투자를 늘렸다. 실제 작년 말 기준 키움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35.6%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평균 50.4%보다 15%포인트가량 낮았다. 특히 부동산시장 경기 둔화로 기존 PF에 적극 참여했던 증권사들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우량 물건에 대한 투자 제안이 키움증권에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키움증권의 부동산PF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은 49%로 전 분기 대비 13.4%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PF·해외대체투자 비중이 적어 충당금 적립에서 자유롭다는 키움증권의 장점이 희석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부동산PF 리스크 관리가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수 있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서울지역·아파트·선순위 등 우량 PF에 집중하는 중”이라며 “우량 자산과 대형 건설사 위주의 선별적 접근과 활발한 셀다운(인수후 재매각)을 통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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