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당선자는 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아직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면서도 “흐름을 보고 있다 정도 얘기하겠다”고 국회의장 출마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다. 의장 출마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박 당선자도 차기 의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회의장은 추진력, 협상력, 정치력, 투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 “싸우면서 협상하고, 협상하면서 싸우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김 의장에게 욕설을 한 것을 사과하면서도 “이번 총선 민의인 김건희·이태원·채상병 특검을 왜 직권상정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조 의원과 추 당선자, 정 의원, 우 의원도 ‘강한 의장’을 강조하고 있다. 우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나와 박 당선자의 욕설이 잘못됐다면서도 “김 의장께 남은 기간 동안 개혁 입법과 민생 입법 처리에 정말 협조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 의장이 의장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조 의원도 지난달 30일 YTN 라디오에서 “기계적 중립이라는 게 잘못하면 어설플 수 있다”며 “총선 민의가 민주당을 압도적 다수당으로 만들어줬으니 민주당의 주도성을 인정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국회의장이 되면 당적을 이탈해서 탈당 중립이 되겠지만, 민주당 출신 의장”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총선 민심을 외면하고 해외에 나가는 것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와 다를 바 없다”며 “제가 만일 의장이 되면 저를 대신해서 (김 의장) 외유를 보내드리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차기 의장 후보자들은 연일 김 의장을 비판하며 ‘명심’을 드러내고 있다. 추 당선자도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선 추 당선자가 결선까지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한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본지에 “(추 당선자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며 “자기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 의장을 하기엔 부적절”이라 했다.
한 당선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국회의장 관련해서 ‘추미애를 뽑아야 한다’는 문자와, ‘개혁적이고 검증된 일꾼 조정식이나 정성호 중에 한 사람을 뽑아 달라’는 문자가 따로 온다”고 설명했다.
현재 의장 표심은 6선 추 당선자, 조 의원과 5선인 정 의원으로 갈리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차기 의장 전망은) 박지원 당선자가 (의장 선거에) 등판하는 게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당내 원로 중 한 명은 “이렇게까지 의장 선거 경쟁이 치열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아직 예측하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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