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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가 4년 연속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동시에 2년 연속으로 ‘1조 클럽(연매출 1조원)’ 지위도 수성했다. 난방과 냉방 사업이 골고루 성장한 게 선전의 주된 비결이다.
이에 2000년대부터 기존 난방에 치중됐던 수익구조를 다각화하고, 매출을 다변화하기 위해 최진민 회장이 뿌려온 씨앗들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이후 각 분야의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4년 연속 매출액 최대치 경신
2일 귀뚜라미그룹 지주회사 귀뚜라미홀딩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2372억원으로 전년(1조2024억원)보다 2.9%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5% 증가한 4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11월 모태 귀뚜라미가 인적분할하면서 현 지주회사가 된 귀뚜라미홀딩스는 주력 계열사인 귀뚜라미를 비롯해 귀뚜라미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센추리, 귀뚜라미에너지 등 19개 종속회사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호실적은 난방과 냉방 사업이 동반 성장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성숙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받던 가정용보일러 영역에서는 프리미엄 친환경보일러 판매 비중이 80%에 육박할 정도로 확대됐다. 냉방 사업을 담당하는 귀뚜라미범양냉방은 반도체, 바이오, 데이터센터용 냉동공조 장비가 매출을 견인했다. 대규모 해외 건설이 진행 중인 화공플랜트, 발전플랜트, 전기차 배터리 공장 등으로 냉방 제품 수출도 증가했다.
또 신성엔지니어링은 반도체 등 산업시설의 냉난방공조(HVAC) 시스템과 이차전지 생산 공정의 초저습도를 구현하는 드라이룸, 클린룸 시스템 공급을 중심으로 견고한 실적을 올렸다. 센추리는 원자력 발전소와 조선 산업에 특화된 냉동공조 솔루션을 앞세워 지난해 국내 원전 개보수 현장과 해외 원전 수출을 확대했고 저온 창고 영업 안정화로 매출 신장을 이뤘다.
신제품 라인업 확대에도 꾸준히 나서고 있다. 2020년 창문형 에어컨을 처음 출시하며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던 귀뚜라미는 이날 다용도 선풍기를 선보이고, 여름철 냉방 가전 라인업을 보강했다.
아울러 최 회장이 지난해 11월 4년 만에 귀뚜라미홀딩스의 대표직으로 복귀하면서 각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향후 ‘종합 냉난방 에너지회사’로서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최 회장은 “생성형 AI(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사업 전반에 대한 대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그룹 비전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겠다. 핵심 자산인 난방·냉방·공조·에너지 기술의 동반 상승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해외통 중용…몽골에 ‘한국식 온돌 난방’ 전파도
최진민 회장은 지난해 7월 김학수 해외영업본부장을 귀뚜라미의 대표이사로 중용했다. 대우전자 출신인 김 대표는 2021년 귀뚜라미 해외영업본부장으로 부임해 해외 사업 매출을 2년 연속 25% 이상 성장시킨 그룹 내 대표적 ‘해외통’으로 꼽힌다.
시장에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최 회장이 이와 같은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해외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10%로, 2030년까지 50% 이상 끌어올리는 게 회사가 정한 목표다.
실제 김 대표가 선임된 이후 귀뚜라미는 최근 몽골 훈누구렌건설과 카본보드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이 한국식 ‘온돌난방’ 문화에 익숙지 않은 몽골 지역 진출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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