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7주 만에 80달러선이 붕괴된 가운데 다음달까지의 원유 수요가 향후 유가 전망에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57% 급락한 배럴당 79.0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12일(77.56달러) 이후 최저치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1월 8일 이후 최대 폭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7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3.35% 하락한 배럴당 83.44달러에 장을 마쳤다.
중동 불안 등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였던 국제유가가 최근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이날엔 미국 원유재고가 급등한 점이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까지 미국의 주간 원유 비축량은 지난주 대비 730만 배럴 증가한 4억6100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비축량이라고 석유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전했다.
4월 셋째주 미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64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수요가 급반전한 셈이다.
여기에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국 기준금리를 5.25~5.5%로 또다시 동결한 데 이어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통상 고금리는 원유 수요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6월까지 향후 두 달이 유가 흐름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의 애널리스트들은 원유 재고가 가장 빠르게 소진되는 시기를 이달과 6월로 지목했다.
SC는 또 글로벌 원유 수요가 이달과 내달 각각 배럴당 1억310만배럴, 1억380만배럴을 찍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5월과 6월 원유 수요가 전년 동기대비 각각 하루 162만배럴, 174만배럴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글로벌 원유 재고가 1억89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SC는 예측했다. 작년 상반기엔 재고가 2억1800만배럴 불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글로벌 원유시장이 수요공급 펀더멘털 차원에서 중대한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셈이다. SC의 전망대로 원유 수요가 이달과 내달 증가할 경우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공급부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놨지만 SC와 달리 6월에만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IEA에 따르면 6월 원유수요가 하루 1억380만배럴로 전망됐다. 그러나 5월은 1억220만배럴에 그쳐 전년 동기대비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IEA는 내다봤다. 글로벌 원유재고가 6월에만 소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가 6월 장관급 회의를 열어 감산 추가 연장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SC는 OPEC+의 원유 생산량이 감산 철회 없이 앞으로도 동일한 수준을 이어갈 경우 공급부족 규모가 8월에 하루 200만배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C는 이어 원유 시장은 이러한 공급부족 가능성을 아직 반영하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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