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까지 1분기 실적이 발표된 KB손보와 한화손보는 당기순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5.1%, 25.5% 늘었다. KB손보는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중심으로 손해율이 대폭 개선되고 보험계약마진(CSM)이 증가하면서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 2922억원을 올렸다. 한화손보도 보장성 매출을 확대하고 CSM 관점에서 보험 계약 구성을 개선한 영향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12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오는 14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화재가 작년보다 0.36% 많은 61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생보업계는 상황이 좋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한 542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생명도 당기순이익이 작년 1분기보다 70~80% 감소한 1000억~13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생보업계 실적 급감 원인으로 IFRS17을 지목한다. 새 회계제도 도입에 따라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기준이 바뀌면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IBNR은 이미 발생한 보험사고 중 보험금이 청구되지 않아 미래에 지급할 가능성이 있는 추정 보험금을 뜻한다. 보험사는 이를 부채인 책임준비금에 기록해야 해 IBNR이 늘면 순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과거에는 IBNR 산출에 영향을 미치는 ‘보험사고 발생일’을 실제 사고일 또는 지급사유일(최초 병원 내원일, 사망일 등) 중 선택할 수 있었지만 작년 말 금융당국이 이를 실제 사고 발생일로 통일하도록 조치하면서 올 1분기 보험사들이 인식한 IBNR 규모가 늘어났다.
아울러 생보업계는 최근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종신보험·변액보험 등 주력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또한 IFRS17 도입으로 인해 저축성 상품보다 보장성 상품이 유리하다고 인식되면서 회사 차원에서 상품 판매 구성을 전환하는 과도기 과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런 상황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생명보험사들이 실적 반등을 위해 와신상담하면서 향후 제3보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생명보험사들은 새로운 시장이자 보장성 상품 위주인 제3보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제3보험은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특징을 동시에 가진 보험이다. 건강보험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삼성생명 ‘다(多)모은 건강보험 필요한 보장만 쏙쏙 S1’, 한화생명 ‘The H 건강보험’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도 최근 건강보험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보업계 실적 악화는 일회성 요인으로 2분기부터는 IBNR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보험업계가 제3보험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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