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하는 대부분의 일과 일상생활 동작은 손가락 없이 할 수 없다. 이런 손가락의 움직임에 문제가 생기거나 통증이 생기면 아무리 작은 부위라 할지언정 큰 불편을 일으킨다.
손가락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방아쇠 수지(手指) 증후군‘이 있다. 손가락을 구부리고 펼 때 총의 방아쇠를 당길 때처럼 딸깍거리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붙은 특이한 이름이다.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이나 취미생활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주로 일어난다. 손가락 없이는 사용하기 어려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많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지배하면서 점점 더 흔해지는 질병이다.
손가락을 굽힐 때 사용하는 힘줄은 손바닥 끝자락에 위치한 활차라고 하는 통로를 지나다닌다. 이 활차는 터널같이 생겨서 힘줄이 정해진 위치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손가락 움직임이나 손바닥 마찰 등의 자극이 지나치게 반복되다 보면 힘줄을 감싸는 막(건초)이 붓거나 힘줄에 덩어리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부기나 덩어리 때문에 힘줄이 활차를 부드럽게 통과하지 못 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을 방아쇠 수지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손가락이 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증상은 병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손가락이 뻣뻣해지는 느낌, 손가락이 시작하는 손바닥 부위에 통증이 느껴지거나 덩어리가 만져지는 현상 등으로 시작되어서 손가락을 움직일 때 딱딱 걸리는 증상, 굽혀진 채로 잘 펴지지 않는 증상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런 증상들은 주로 아침이나 장시간 손을 움직이지 않다가 갑자기 움직이려 할 때 심하게 나타난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위는 4번째 손가락, 그리고 엄지손가락이다.
방아쇠 수지 증후군의 위험인자들은 다음과 같다.
1. 반복적인 그립 동작: 직업이나 취미 활동 중에 그립 동작이 많은 경우 발생 위험이 높다. 골프 클럽, 테니스·탁구·배드민턴 등의 라켓, 야구 배트 등을 쥐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서 많이 발생한다. 붓·공예도구·악기 등을 다루는 예술가들에게도 일어난다. 칼의 손잡이를 늘 쥐어야 하는 요리사나 주부, 운전대를 계속 잡는 운전기사, 각종 공구의 손잡이를 쥐고 일하는 정비업·건설업 종사자들도 걸리기 쉬운 질병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위의 스포츠 활동이나 직업을 가지지 않은 경우에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2. 기저 질환: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갑상선 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통계상 여성에게서 훨씬 더 흔하다.
치료는 우선 손가락 사용을 줄이면서 쉬게 한다. 그런 다음 보조기를 활용하여 아픈 손가락을 당분간 사용하지 않도록 고정한다. 통증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수술 치료 등도 병행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업무 전후나 일상 속에서 수시로 손바닥과 손가락을 가볍게 스트레칭해주면 좋다. 그리고 뭔가를 꽉 쥐는 일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직업이라면 푹신하게 쿠션감이 있는 장갑을 사용하는 것이 발병의 위험을 줄인다.
휴식과 위와 같은 관리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정확한 진단과 적합한 치료를 위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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