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엔·달러 환율 변동으로 불거진 일본 정부 및 은행 개입 의혹에 일본 당국이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 개입에 5조5000억엔(약 48조4000억원)이 사용됐을 수도 있다는 주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30일 일본은행이 공표한 당좌예금잔고를 토대로 역산한 결과 “일본 관리들이 어제 엔화 지지를 위해 5조5000억엔을 썼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엔화 매수 개입을 하면 민간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으로부터 엔이 국고로 이동해 당좌예금이 감소하는데 이를 계산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 NHK 방송에 따르면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환율의) 과도한 변동이 투기에 의해 발생하면 국민 생활에 악영향을 준다.국제 규칙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당국이 시장 개입을 단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말할 게 없다”며 답을 피했다. 그는 전날에도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대답했다.
간다 재무관은 적정 환율 수준에 대해 “변동환율제를 취하고 있어 (적정 환율) 수준에 대해 생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의 영향과 관련해서는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있다”면서도 “거시경제의 인플레이션보다 마트의 식료품 가격이 매우 높아졌다”며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영향이 커지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도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이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외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가겠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 한때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60엔선을 넘었다.
그러다가 오후 들어서는 달러당 159엔대에서 155엔대로 4엔 넘게 급락했으며 또 157엔대까지 올랐다가 154엔대 후반까지 2엔 넘게 하락하는 등 급등락을 거듭,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섰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졌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56엔 중후반대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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