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루이비통·셀린느 등 가격 인상 릴레이
베블렌 효과…과시적 소비보단 합리적 소비가 중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도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콧대는 여전히 높다. 경기 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요 제품 가격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디올은 지난 1월 주얼리 가격을 최대 12% 올렸고, 에르메스도 주요 인기 가방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했다.
루이비통은 2월 가방 제품 가격을 약 5% 올렸고 샤넬은 일부 인기 가방의 제품을 6~7%가량 인상했다.
셀린느와 펜디는 이달 지갑·벨트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4~9% 올렸고, 까르띠에 역시 내달 중 일부 제품의 가격을 5~6% 정도 올릴 계획이다.
이들은 ▲원가 상승 ▲인건비 상승 ▲환율 변동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고 하지만 사실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의 명품 사랑은 유명하다. 우리 사회는 남들과 비교하며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 허영심 또는 과시욕으로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증가하는 ‘베블렌 효과’가 명품 시장에서 잘 맞아떨어진 것이다.
여기에다 코로나19 보복 소비 여파로 MZ세대를 중심으로 ‘플렉스(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행위)’ 문화가 유행한 점도 컸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샤넬코리아 매출은 1조7038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디올(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매출액은 12.5% 늘어난 1조456억원을 기록했고, 에르메스코리아도 22.6% 뛴 7282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문제는 명품 시장 성장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가장 큰 부작용은 ‘가품(짝퉁)’이다. 명품 시장이 성장하자 각종 명품 브랜드의 디자인과 상표를 위조한 짝퉁 시장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는 것.
관세청 집계를 보면 2018~2023년 5년간 지식재산권(지재권)을 침해해 세관 당국에 적발된 수입품 규모는 2조902억원(시가 기준)이다.
브랜드별로는 루이비통이 246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는 롤렉스(2137억원), 샤넬(1135억 원) 등의 순이었다.
올해 들어 지재권 침해 물품의 적발 사례는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2월 적발된 지재권 침해 수입품 규모는 65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뛰었다.
최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만큼 짝퉁 제품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명품을 소비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다만 과시적 소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무조건 비싼 물건 만이 우월한 만족감과 행복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본인의 일상 속에서 진짜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는 합리적인 소비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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