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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가 필요해? 래미안·자이면 통하는데···펫네임 달고 차별화 전략 삼성ㆍGS건설[하이엔드 아파트 전성시대③]

이투데이 조회수  

사진제공=신반포15차아파트 주택재건축조합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 15차 재건축) 조감도.

하이엔드 브랜드 홍수 속에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은 기존 주택 브랜드로 승부하고 있다. 대신 최근 강남권이나 한강변 단지에 펫네임(Pet name)을 붙이면서 차별화를 꾀하는 분위기다.

2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아파트가 서초구청에 분양가 심사를 신청한 가운데, 역대 분양가상한제 지역 분양가 중 최고가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조합 측 분양가 신청가는 3.3㎡당 7000만 원대로 알려졌다.

해당 단지는 삼성물산이 시공사로 선정된 곳으로, ‘래미안 원펜타스’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강남 한복판인 반포에 지어지는 이 단지는 한강과도 가까운 전형적인 ‘알짜’ 아파트의 조건을 갖췄다.

이외에도 최근 삼성물산이 수주한 강남권 정비사업 아파트 단지 여러 곳에서 ‘래미안’ 뒤 ‘원’을 붙인 형태의 네이밍이 눈에 띈다. 건설사들이 일반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로 간판을 이원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삼성물산은 ‘래미안’만 두고 있다.

신반포아파트 3차와 반포 경남아파트 등을 재건축한 단지에는 ‘래미안 원베일리’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이 단지는 2990가구의 대단지로, 강남권 소재에 한강 조망권을 갖춰 역시 대장 아파트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분양가는 3.3㎡당 5667만 원이었다.

2025년 입주 예정인 서울 서초구 방배6구역 재건축 단지의 이름은 ‘래미안 원페를라’다. 총 1097가구 규모로 이곳도 강남 3구 중 한 곳에 들어선다.

GS건설도 ‘자이’ 단일 브랜드로 승부하고 있는 건설사지만, 상급지역 아파트에는 ‘그랑자이’ 간판을 내걸고 있다. ‘마포 그랑자이’, ‘서초 그랑자이’, ‘방배 그랑자이’가 그렇다.

마포 그랑자이는 마포구 대흥동 대흥2구역 재개발을 통해 지어져 2020년 2월 입주가 완료됐다. 총 1248가구 규모로, 신촌역과 이대역을 모두 도보권에 둔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신촌이 가까운 만큼 대형 백화점과 종합병원이 근거리에 있다.

나머지 두 ‘그랑자이’ 역시 강남 3구 중 하나인 서초구에 위치해있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공급된 서초 그랑자이는 총 2891가구 규모다. 입주 당시부터 9m 높이의 필로티와 축구장 2.5배 크기 녹지공간을 갖춘 고급 단지로 관심을 받았다. 방배 그랑자이는 758가구 규모로 특히 교육여건이 뛰어난 ‘학세권’ 단지이기도 하다.

삼성물산과 GS건설은 이러한 펫네임이 하이엔드 전략과는 큰 관계가 없다고 설명한다. 두 건설사가 앞으로 계속 ‘원’, ‘그랑’을 펫네임으로 쓸지도 알 수 없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는 자재·마감재 기준이 별도로 있고 수주할 때부터 그 브랜드를 내세우기 마련이지만 삼성물산은 해당 사항과 무관하다”면서 “래미안만의 고유한 정통성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따로 두지 않는 것은 애초애 래미안, 자이가 고급 이미지를 내세워 시장에 안착했던 데서 출발한다. 여전히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리브랜딩이나 추가 런칭을 해야 할 까닭도 없다. 무엇보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새로 만들어, 이미 고급 이미지가 매겨진 기존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할 필요도 없다. 기존 브랜드명을 달고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 단지들의 가치를 이어가는 것이 더 나은 전략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네이밍 전략이 등장한 배경을 보면 하이엔드로 해석될 여지를 두고자 하는 입주민의 의도는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건설사들은 단지명을 결정할 때 조합원의 의견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단지 이름은 시공사보다는 조합의 결정에 따른다”며 “큰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 조합 의견을 반영해 정한다”고 말했다.

‘하이엔드 전략’이라고는 할 수 없더라도, 분양 흥행을 위해 시공사의 의지로 차별화되는 네이밍을 쓰기도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쓸만한 단지가 아님에도 분양 성적을 높이기 위해 하이엔드 브랜드를 붙이는 사례도 있다”며 “하이엔드 브랜드를 따로 두지 않고 기존 브랜드를 유지해 나가려고 할 경우엔 차별화되는 네이밍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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