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고베) 우소연 특파원] 네이버가 지난 13년간 키운 ‘라인’이 일본 정부의 지분 매각 압박에 빼앗길 판이다.
라인야후는 일본 1위 국민 메신저로 네이버가 개발한 라인과 일본 소프트뱅크가 운영하는 야후가 공동 운영하는 회사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해 만든 A홀딩스가 지분 65.4%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연말 라인의 고객 정보 유출 사건을 이유로 일본 총무성이 네이버의 라인 지분 매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 네이버에 라인야후 지분 매각 압박…경영권 간섭 이례적
네이버의 전산망 해킹 탓에 이 사태가 벌어졌다고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이다. 라인야후가 대주주인 네이버의 관리·감독 권한에서 자유롭지 못한 일방적 구조 등을 문제 삼은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자국 회사와 협력하는 외국 기업의 경영권을 정부가 나서 간섭하는 것들이 매우 이례적이라는 비판이다.
중간 지주사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는 강제성을 두는 것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때문에 일본 정부가 보안 사고를 핑계로 네이버를 내쫓으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본 정부가 ‘경제 안보 위협 사안’ 논리로 네이버의 지분 매각을 압박하는 것과 관련 자칫 외교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네이버는 지난 2011년 6월 일본에서 라인 서비스를 시작해 13년간 공 들여 1위 국민 메신저로 성장시켰다.
한달에 1번 이상 이용하는 이용자가 9600만명에 달할 정도다. 라인은 일본뿐 아니라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에서도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면서 전세계 이용자 2억명에 달한다.
플랫폼 전쟁 속에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과 괄목할 만한 성과에 우리 정부는 힘을 보태지 못할 망정 오히려 잘 키운 회사를 빼앗길 판이다.
소위 눈뜨고 코 베일 상황에 내몰렸는데,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있다.
◇ 조국혁신당, 윤석열 대통령 일본에 굴종외교 비판
정치권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6일 김준형·이해민 조국혁신당 당선자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는 라인을 삼키려는데 한국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은 한마디 항의도 못한다”면서 외교 기조를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 정상화를 최대 치적으로 꼽았으나, 일본 정부는 민간기업인 라인에 두 차례 행정지도를 했고, 지분을 팔고 떠나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부의 대일굴종외교 사례는 넘친다며,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위안부나 강제징용 강제성은 없었다고 해도, 일제가 한반도를 강점해 근대화를 앞당겼다는 궤변에도 형식적인 항의 말고는 한 게 없다. 그러니 이젠 대한민국 기업에 지분 팔고 나가라는 얘기까지 하는 것 아니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아직 정해진 것이 없어 공식 입장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비판이 거세지자, 외교부는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입장”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정작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통상부는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못한 체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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