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리버풀이 보상금을 지급하며 차기 사령탑 선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27일(한국시간) “리버풀이 아르네 슬롯 페예노르트 감독을 곧 선임한다. 리버풀과 페예노르트 간의 보상금 합의가 완료됐다”고 했다. 특유의 HERE WE GO 문구를 더해 머지않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을 암시했다.
양 구단이 협상 테이블을 차린 건 이미 알려진 대목이다. 슬롯 감독이 직접 인정한 부분이다. 그는 고 어헤드 이글스와의 2023-2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 31라운드를 마치고 “리버풀에서 일하고 싶다. 구단들이 협상 중이라 아직은 보류 중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합의에 도달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라고 바람을 표했다.
사실상 슬롯 감독이 페예노르트를 떠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 슬롯 감독의 계약 기간이 남아있어 최대 1,100만 유로(약 162억 원)의 보상금이 발생하는 데 리버풀이 큰 고민 없이 OK 사인을 보냈다. 지난해 여름 토트넘 홋스퍼도 슬롯 감독을 선임하려다 보상금 때문에 노선을 달리했지만, 리버풀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슬롯 감독의 부임이 유력해지면서 위르겐 클롭 감독에게도 질문이 이어졌다. 리버풀 지역지 ‘리버풀 에코’에 따르면 클롭 감독은 슬롯 감독을 칭찬하기 바빴다. 그는 “후임 감독 과정에 있어 관여한 게 없어 잘 모른다”면서 “그래도 슬롯 감독은 아주 마음에 드는 지도자다. 그의 축구 방식을 좋아한다”라고 했다.
클롭 감독은 “개인적으로 친분은 없다. 잘 모르지만 슬롯 감독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좋은 코치이자 좋은 사람이라면 리버풀이 기대할 만하다”며 “내가 판단할 건 아니지만 아주 좋게 들린다”라고 덧붙였다.
슬롯 감독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있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 사령탑은 세계 최고의 직업이다. 개선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환상적인 사람들이 있고, 훌륭한 팀이다. 정말 흥미로운 일을 맡게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의 자진 사임으로 9년간 동행을 오는 6월 마무리한다. 에너지 고갈을 이유로 들며 어려운 결정을 내린 클롭 감독은 이번 시즌까지 잘 마친 뒤 개인 재정비에 들어가기 위해 리버풀과 아름다운 이별을 한다.
리버풀은 천천히 대안 마련에 집중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원했던 인물은 사비 알론소 바이어 04 레버쿠젠 감독이었다. 그 뒤로 토트넘에 공격성을 불어넣은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거론됐고, 최근에는 포르투갈 스포르팅CP에서 차세대 명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후벵 아모림 감독도 물망에 오른 바 있다. 후보군이 모두 성사되지 않은 가운데 슬롯 감독과 대화 창구가 열렸고 이제 성사 직전이다.
‘네덜란드의 펩 과르디올라’라고 불리는 슬롯 감독은 2019년 AZ알크마르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부임 첫해부터 알크마르를 에레디비지 준우승으로 이끌며 주목받았다. 2021-22시즌부터 페예노르트 지휘봉을 잡았고, 지금까지 에레디비지 우승,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준우승, 네덜란드축구협회(KNVB) 베이커 우승 등을 달성했다.
네덜란드 출신답게 공격 성향의 요한 크루이프의 철학을 이어받은 그는 라인을 올려 압박하고 바로 공격하는 전략이 빼어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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