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SK하이닉스가 급증하는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 2027년 첫번째 팹(반도체 제조 시설)을 오픈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2028년 가동 예정인 미국 인디애나 패키지 공장 외에도 충북 청주시에 추가 생산기지를 건설, 2025년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공장은 기존 구축된 청주 M15 인근에 위치한 M15X 로 차세대 D램 생산을 맡게 된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 확대에 중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컨콜)에서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투자는 HBM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며 청주 M15X 로 연초 계획보다 늘어나게 됐다”라며 “HBM 뿐 아니라 일반 D램 수요 증가에도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충북 청주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청주 M15X를 신규 D램 생산기지로 낙점하고 팹 건설에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순차적인 장비 투자 비용까지 합산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M15X에만 총 20조원 이상의 비용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이달 말부터 팹 건설 공사에 나서 오는 2025년 11월 준공 후 양산을 시작한다는 목표다.
2018년 지어진 청주 M15는 그간 낸드플래시를 생산해왔다. 인근에 세워질 M15X는 HBM 등 차세대 D램의 핵심 생산기지를 맡게될 전망이다. HBM은 일반 D램 제품과 동일한 생산량을 확보하기 위한 캐파가 최소 2배 이상 필요한데 기존 M15가 인접해 있어 해당 인프라를 활용하면 조기에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청주 팹 건설 발표로 인해 SK하이닉스의 시설 투자는 당초보다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약 120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미국 인디애나주에 약 5조2000억원(38억7000만달러)를 투입해 신규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20조원이 들어가는 청주 M15X 까지 포함하면 총 145조2000억원을 반도체 시설에 투자하게 되는 셈이다.
다만 해당 투자가 HBM 생산에 집중된데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인 삼성전자, 마이크론도 케파를 지속 확대하고 있어 향후 공급 과잉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오는 2030년까지 총 450억달러(약62조3000억원)를 들여 반도체 생상공장과 패키징 시설 등을 신축하기로 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도 20년간 총 1250억달러(약 172조원)를 투자해 뉴욕과 아이다호에 메모리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한 상황이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달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며 양산과 공급 면에서 경쟁력이 앞선데다 2분기에도 10% 증가한 규모의 공급이 예정되 있는 등 케파 확대가 지속해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엔비디아 외 추가 잠재 고객과 2025년 이후까지 장기 프로젝트를 협의하고 있어, 시의적절하게 투자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컨콜에서 “최근 연초 대비해 개선된 HBM 수요 반영해 투자 규모를 계속 검토했고 중장기적으로 팹가동 유연성 확보를 위한 추가 팹 투자를 결정했다”라며 “해당 증가분은 수요에 대한 가시성이 뚜렷하고 수익성 높은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한 것으로 시장 리더십 유지와 신규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부분에 우선순위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이 매년 6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AI 확대에 따른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해 55억달러(약7조원) 규모였던 HBM 시장은 내년도 199억달러(약 26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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