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기술주의 실적 발표 기간과 맞물려 국내 증시 투자 심리와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장비 종목 주가도 반등 기회를 맞이했다. 감소세였던 빚투(빚 내서 주식 투자) 역시 다시 증가세로 방향타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금융투자협회 통계에서 이달 감소세였던 빚투 관련 지표들의 방향성이 바뀌었다. 지난 24일 기준 국내 증시 투자자의 예탁증권담보 융자 잔액은 19조9263억원을 기록해 전 거래일(23일)보다 1209억원 증가했다. 지난 23일에도 전일 대비 1016억원 늘었다. 예탁증권담보 융자 금액은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보유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나타내는데, 이 수치는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8817억원 감소했다.
금투협 통계의 신용거래 융자 잔액도 감소세가 잦아들었다. 신용거래 잔액 수치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신용으로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나타낸다. 이 수치는 1일부터 22일까지 4996억원 줄어 19조3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8~19일 이틀 새 3478억원 감소했으며 23~24일 이틀간 감소액은 413억원에 불과하다.
예탁증권담보 융자나 신용거래 융자는 모두 투자자가 보유하지 않은 자산이나 자금을 동원해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이려고 할 때 증가한다. 이 수치가 단기간에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빚을 내서라도 주식에 투자할 만큼 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강하고 증시 투자 열기가 뜨겁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달 국내 증시는 중동 지역 무력 충돌,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로 지지부진했다. 2750에 가까웠던 코스피 지수가 2550대까지 폭락했다. 지난 24일 하루 이차전지·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주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급등했지만 25일에는 상승분 일부를 또 반납했다.
업계는 이차전지주 특수를 일으킨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를 시작으로 ‘M7’이라 불리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 중 6곳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다음 주까지 진행돼 국내 AI·반도체·장비 관련주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와 엔·달러 환율 등에 따른 외국인 움직임, 다음 달 초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될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도 변수로 꼽힌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엔화 약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반등하며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다”며 “시장에 선 반영된 주가에 차익 실현이 일어나며 하락하는 가운데 금융, 자동차, 지주 등 밸류업 업종으로 자금이 재유입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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