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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건희 모녀 수익 23억’ 보도 중징계… CBS ‘뉴스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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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언주 의원.
▲ 2월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언주 의원.

김건희 여사 모녀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23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내용을 다룬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가 법정제재를 받았다. MBC, CBS, YTN 등 김건희 여사 모녀 수익을 다룬 방송에 반복적으로 중징계가 의결되는 상황이다.

22대 총선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는 25일 16차 회의를 열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2월20일)에 5대3으로 법정제재 ‘경고’를 의결했다. 백선기·권재홍·김문환·손형기·최철호 위원이 법정제재를, 박애성·이미나·임정열 위원이 행정지도 의견을 냈다.

민원인은 해당 방송이 “김건희 여사 모녀가 23억 원의 이득을 봤다는 건 허위 사실”이라며  “단정적으로 언급해 ‘김건희 특검’ 관련 여론을 호도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이언주 전 의원은 “사람들이 대선 때는 긴가민가 했는데 재판과정을 보니 생각보다 (김건희 여사 모녀가) 이득을 많이 봤다”며 “22억 인가 23억 정도가 된다. 이게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다”고 말했다.

권재홍 위원(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은 “이렇게 논란이 되는 문제를 다룰 땐 반론이 보장돼야 한다”며 “진행자가 반론적 차원에서 질문을 조금 하긴 하는데 패널 균형이 맞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제작진이) 쉽게 보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은 “이언주 전 의원을 불러놓고 정부 여당을 공격하는 질문만 한다. 그러면 장예찬 전 위원을 불렀을 땐 민주당 공격하는 질문을 해야 하는데 또 정부 여당을 공격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철호 위원은 “좌파 성향의 매체들이 반복적으로 법원 얘기를 빼고 보도한다”며 “검찰의 주장은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법원 얘기를 항상 뺀다. 그게 공정한가”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모녀의 23억 원이 명시된 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판 과정에서 나온 검찰 종합의견서다. 해당 사건에서 시세 조종 행위로 기소된 사람은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전 회장 일당으로 판결 내용과 김건희 여사 모녀 수익과는 무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기사 : 김건희 모녀 23억이 뭐길래? 방송 ‘나왔다’ 하면 ‘중징계’]

▲ 2022년 6월 29일 스페인 에콜프 매장에 방문한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 2022년 6월 29일 스페인 에콜프 매장에 방문한 김건희 여사. 사진=대통령실

의견진술자로 나온 CBS 제작진은 해당 방송이 왜 선거방송으로 다뤄져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답했다. 유창수 CBS 부장은 “김건희 여사 문제가 선거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선거방송에 해당한다는 조항을 찾기 힘들다”며 “그렇게 따지면 ‘경제가 어렵다’라거나 ‘강력범죄가 늘었다’ 등의 문제도 결국 정부가 잘하고 있느냐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는데 다 선거방송 대상이 된다는 것인가. 근거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유창수 부장은 “대통령 신년사가 이날 주제였다. 이언주 전 의원이 김 여사 모녀 수익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예측하기 힘들다”며 “그런데도 이에 대한 반론을 준비했어야 했다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 충분히 다른 날 방송에서 국민의힘, 정부 쪽 인사들에 여러 차례 반론을 들었다. 이날 방송만을 가지고 편향됐다고 말하는 건 저희로선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언주 전 의원이 출연한 전날과 다음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출연한다. 장예찬 의원이 출연한 방송의 주제는 민주당 비판”이라며 “저희는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해달라고 부탁드리는데 그때마다 민원 내용으로 심의하는 것이라 그럴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전 회의록을 보면 다른 날의 방송을 이야기하며 (CBS의) 공정성 문제도 추가해야 한다고 한다. 어떤 기준이 적용되는 것인지 설명되지 않는다면 제재가 나오더라도 납득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심의위원들은 CBS 제작진의 태도가 문제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선방심의위 논의에 대해 전혀 승복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한다”며 “방송의 기본이 안 돼 있다. 이런 분들이 방송하니까 선방심의위에 올라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위원은 최고 수위 징계인 ‘관계자 징계’ 의견을 냈다.

최철호 위원은 “여기는 심의지 토론이 아니다. 근본적인 회의감이 든다”며 “이런 식의 태도를 볼 때 개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위원은 CBS 기자가 자신에게 통화로 몇 가지 질문을 했었다며 “심의를 받는 특정 언론사가 자사 기자를 동원해 취재했다. 도덕적 해이다. 오늘 심의에 이런 부분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CBS 기자는 보도국, 라디오 제작진은 제작국 소속이다. 최 위원도 ‘관계자 징계’ 의견을 냈다.

다른 위원들이 이보다 낮은 수위의 법정제재 의견을 내 ‘경고’로 의견이 모아졌다. 백선기 위원장은 “심의 대상 방송사들이 자신들에 조금 피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방어 기제로 의문을 제기한다”며 “지금 선방심의위가 중징계가 많다고 하는데 20대 총선 선방심의위도 (중징계가) 굉장히 많았다. 기본적으로 선방심의위는 당시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환 위원(한국방송기자클럽 추천)은 선방심의위가 시작한 지 약 1시간 40분이 지나 CBS 의견진술자가 퇴장한 뒤 회의에 참여해 법정제재 의견을 냈다. 회의에 앞서 서면으로 제작진 의견진술이 이뤄지지만 방송사 방어권 행사 성격으로 이뤄지는 제작진의 출석 의견진술을 듣지 않고 의결에 참여한 모양이 됐다.

이날 의결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와 선방심의위가 ‘김건희 여사 모녀 23억 원 수익’ 관련 방송에 법정제재 의견을 낸 것이 총 6개가 됐다. 앞서 방심위와 선방심의위는 △1월16일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관계자 징계) △2월25일자 MBC ‘스트레이트’(제작진 의견진술) △1월12일자 YTN ‘이브닝뉴스’, ‘뉴스나이트’(경고) △1월16일자 MBC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경고) △1월16일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주의) 등에 법정제재 의견을 냈다. 법정제재는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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