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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필수의료 등 의료 개혁 과제를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의대 정원 증원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 단체들은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의정(醫政) 갈등의 당사자인 이들 단체 위원을 공석으로 비워놓은 채 출범해 논의에 한계가 있는 ‘반쪽짜리’ 출범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대한병원협회·대한약사회·대한간호협회·의협 등 의료 단체들과 환자 및 소비자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노동계, 관계 부처 장관들까지 폭넓게 참여해 의료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사실상 처음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료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의료개혁특위에 주어진 시간은 1년이다. 의료개혁특위가 향후 활동을 통해 의료계를 설득하고 전공의들을 현장으로 복귀시킬 만한 특단의 카드를 제시할지 관심이다.
25일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의료개혁특위는 대통령 직속 자문 기구로 4대 의료 개혁 과제 중 중장기적인 구조 개혁 과제 등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를 포함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갈등을 조정할 예정이다. 주요 의제로는 △필수의료 보상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의료 전달 체계 개편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지역 거점 병원 육성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의료 인력 수급 추계·조정 시스템 구축 등이 논의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초기에 집중할 어젠다를 선정해 조기에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과감한 재정 투입을 통한 이행 동력 확보를 병행할 예정으로 세부 이행 평가까지 의료개혁특위에서 끝까지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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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의료개혁특위에 최대한 다양한 직역을 포함시키기 위해 공을 들였다. 위원장은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맡았고 여기에 10개 공급자 단체와 5개 수요자 단체에서 추천한 15명, 전문가 5명으로 이뤄진 20명의 민간위원과 6개 중앙 부처 기관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임기는 1년이다.
노연홍 특위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현재 봉착한 지역·필수의료 위기는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전반의 복합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못하고 축적돼왔기 때문”이라며 “초고령사회가 다가오며 그 위기는 더욱 가시화되고 최근 의료 현장의 혼란을 계기로 의료 전달 체계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무너진 지역·필수의료 재건을 위해 대통령 직속 자문 기구까지 출범시킨 만큼 이제 관심은 과연 의료개혁특위가 실타래처럼 꼬인 의정 관계를 풀어낼 묘수를 내놓을지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가 요구하는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전면 백지화 등은 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 입장에서 수용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의료개혁특위는 의정 갈등의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7대 요구 사항인 수련병원 전문의 채용 확대와 의료인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을 적극 추진하는 동시에 의료계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혼합 진료 금지, 미용 의료 개선, 개원 면허제 등에 대한 유연한 대응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공의들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폐지 등도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의료개혁특위에서 의대 정원 조정을 논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부가 ‘의대 정원 자율 조정’으로 한발 물러선 상황에서 추가 정원 조정이 추진될 경우 교육·의료 현장에 더 큰 혼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노 위원장은 “의료개혁특위는 의료 체계와 제도 개혁을 조금 더 큰 틀에서 논의하는 기구로 의료 인력에 관한 수급 조정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는 있지만 구체적인 의대 정원을 논의하는 기구는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의대 정원을 논의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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