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빅테크 기업 7개사를 지칭하는 ‘매그니피센트 세븐(M7)’의 1분기 실적이 침체된 국내 증시에 활력을 되찾아 줄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이차전지, AI, 반도체 등 미국 빅 테크 실적에 따라 코스피와 코스닥 관련 종목들의 변동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월 들어 크게 떨어진 주가지수가 이날 급등해 전 거래일(23일) 대비 2%가량 상승했다. 월 초부터 23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지수 누적 수익률은 -5%, -8% 수준이었는데 상당한 비중을 회복한 것이다. 업종 지수 ‘KRX 반도체’도 하루 만에 4% 이상 오르면서 월 초 4500선에서 4100 아래로 밀려나 누적 수익률이 -9%에 가까웠던 상황을 반전시켰다.
증권가는 국내에서 M7에 포함된 주요 기업들이 발표하는 1분기 실적과 전략 발표 내용이 국내 증시 방향성을 좌우하는 ‘실적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증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 시장 금리 상승, AI주 성장성에 대한 불안감 등 지난주 조정을 유발한 악재들이 완전히 가시지 않아 추세적인 방향성 예단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며 “주 후반부터 차주까지 예정된 M7 실적에 시장의 의존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24일 국내 개장 전(현지시간 23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실적 장세에 시동을 걸었다. KB증권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 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밑돌았지만 이미 부진이 예상됐던 상황”이라며 “(실적 발표 전까지 급락했던) 주가가 향후 전략에 긍정적으로 반응해 시간 외 거래에서 10%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테슬라 주가에 대한 투자자 호응은 국내 이차전지 등 전기차 밸류체인 관련주에 대한 투심을 함께 개선할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종가 기준 ‘KRX 이차전지 톱10’ 지수가 전일 대비 4% 올랐고 이를 구성하는 LG에너지솔루션(4%), 삼성SDI(4%), SK이노베이션(1%), 에코프로비엠(5%), 포스코퓨처엠(8%), 엘앤에프(6%) 등 대부분 종목 주가가 상승했다.
M7 가운데 엔비디아를 제외한 6개사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는 다음 주까지 이어진다. 미국 현지시간 기준 24일에는 메타(페이스북), 25일에는 알파벳(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30일에는 아마존, 5월 2일에는 애플까지 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요 사업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들은 올해 들어 기업과 개인 사용자 맞춤형 플랫폼·기기를 겨냥한 AI 기술 개발과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실적과 투자 전략 방향은 이미 4%, 5% 오른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AI·반도체와 주요 반도체 장비 관련 종목 주가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지영 연구원은 “분기 실적보다 전망치를 더 중시하는 미국 증시 특성상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AI 관련 M7 종목들이 콘퍼런스콜에서 투자자 불안을 달랠 만한 AI 사업의 성장 전망을 제시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반도체 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같은 M7 이외 종목도 양호한 실적 전망치를 내놓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등한 점을 짚고 외국인 이탈로 부진했던 국내 반도체주 수급 환경을 개선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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