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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검찰청사 내로 외부 음식을 사왔다고 지목한 쌍방울 관계자의 카드 내역을 들여다봤으나 당시 외부 음식 구매 내역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의 계속되는 ‘검찰청 술판 회유’ 주장에 검찰도 반박 증거를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양측 간 충돌이 더욱 거세질 모양새다.
24일 서울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은 최근 쌍방울 측에 법인 카드 내역을 요청해 이 전 부지사 측이 연어회를 먹었다고 주장한 시일에 외부 음식 구매 내역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이 “김성태, 방용철 등 쌍방울 관계자와 검사, 검찰 수사관 등과 연어회와 소주를 곁들여 저녁 식사를 했다”고 재차 주장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4일 재판 중 변호인 측 피고인 신문에서 김 전 쌍방울 그룹 회장 등의 회유로 진술을 조작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며 “1313호 검사실 앞에 ‘창고’라고 쓰여 있는 방에 (김성태 등과) 모였다. 쌍방울 직원들이 외부에서 음식도 가져다주고, 심지어 술도 한번 먹었던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검찰이 이 전 부지사 측이 주장한 날짜의 출정 기록 등을 공개하며 반박하자 이 전 부지사 측은 음주 시간과 장소, 음주 여부에 대해서도 주장을 달리하며 ‘말바꾸기’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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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계속해서 달라지는 이 전 부지사 측 주장이 ‘자가당착’이라는 입장이다. 이 전 부지사 측 김광민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직접 그린 검사실 도면을 제시하며 6월 30일에 술판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해당 도면 상단에는 ‘김성태 연어 먹고 싶다 19회 조서 작성 이후’라고 기재돼 있다. 19회 조서 작성 시점이 6월 30일이라는 것은 이 전 부지사의 옥중 노트에도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의 이 같은 주장에 검찰은 6월 28일, 6월 30일, 7월 3일, 7월 5일의 출정 기록 등 여러 자료를 검토한 결과 해당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이 전 부지사 측이 주장하는 내용에 부합하는 사실을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 변호사는 6월 30일이 아닌 다른 날짜를 지목한 뒤 최근에는 술판 날짜를 특정한 적 없다고 입장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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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술판 회유 의혹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원석 검찰총장도 가세하면서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 대표는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성남FC·백현동 배임·뇌물 등 혐의 관련 1심 재판에 참석하며 “검찰이 말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 총장도 “중대한 부패 범죄자가 1심 판결을 앞두고 허위 주장을 하면서 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맞섰다. 수원지검도 이날 여덟 번째 반박문을 통해 4일 이 전 부지사의 피고인신문 녹취록도 공개하며 “이 전 부지사 측에서는 음주 시간과 장소는 물론 음주 여부까지도 계속해서 진술을 바꾸고 있고 바뀐 진술마저도 조사 참여 변호사와 교도관 38명, 김 전 회장 등의 진술과 출정일지·호송계획서 등에 의해 허위임이 확인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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