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아스널은 이제 막 첼시와의 런던 더비를 끝냈지만, 언론의 시선은 주말 토트넘 홋스퍼와의 북런던 더비로 쏠려 있다.
아스널은 28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5라운드를 치른다.
토트넘이 우승에 도전하는 아스널을 비롯해 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의 캐스팅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절묘한 시점에 만나게 됐다.
올 시즌 6라운드 맞대결은 전쟁이었다. 2-2로 비겼다. 손흥민은 두 골을 넣었다. 흥미롭게도 아스널이 완성해서 넣은 골은 없었다. 아스널의 두 골 중 한 골은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자책골이었다. 부카요 사카의 페널티킥은 로메로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것이었다. 벌어지면 따라붙고 다시 벌어지면 동점골을 넣은 주인공이 손흥민이었다.
양팀을 감싸는 기류는 180도 다르다. 아스널은 1위 경쟁을 해야 하지만, 5위 토트넘은 4위 애스턴 빌라와의 격차를 좁혀야 한다. 빌라보다 2경기를 덜 치렀지만, 승점은 6점이나 벌어져 있다. 비기면 사실상 4위 탈환은 물거품에 가깝게 된다. 패하면 종료 선언을 해도 될 정도의 승점 차다.
이기면 3점 차로 줄어든다. 이겨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다. 아스널전을 무사히 넘긴다면 5월 3일 첼시와 26라운드 순연 경기를 치른다. 첼시는 올 시즌 토트넘이 초반 1위 순항 중 11라운드에서 1-4 패배를 안겼었다. 당시를 기점으로 토트넘은 급추락했다.
첼시를 넘겨도 리버풀이 기다린다. 첩첩산중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대진이다. 번리와 37라운드 뒤에는 맨시티와 34라운드 순연 경기가 기다린다. 최종전이 셰필드 유나이티드다. 번리와 셰필드는 각각 19, 20위로 강등권이다.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운 대진이 깔려 있다.
기세를 이으려면 아스널전 출발이 가장 중요하다. 영국의 ‘토크 스포츠’도 손흥민을 주시했다. 매체는 ‘손흥민이 아스널의 우승 도전에 좌절감을 안기는 골을 넣으면서 토트넘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더 깊게 새길 수 있다’라며 홈에서 라이벌에게 승점 3점을 안기지 못하게 하는 핵심 자원으로 평가했다.
충분한 이유가 있다. 북런던 더비에서 역대 네 번째로 많은 7골을 터뜨렸다. 서로 좋게 되는 꼴은 보지 못하는 구단 사이에서 승점 3점은 승자 독식과 기쁨을 안기는 상징과도 같다.
195번째 맞대결에서 손흥민은 어떤 그림을 그릴까. ‘아스널을 상대로 19경기에 나서 7골을 기록하며 북런던 더비 역사상 4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한 선수’라는 것이 매체가 전한 사실이다. 7골에 5도움으로 중요한 경기에 강했던 손흥민이다.
손흥민 바로 위는 아스널의 전설 중 한 명인 로베르 피레스다. 9골로 손흥민과는 2골 차이다. 동률이 되는 멀티골을 넣는다면 아스널 팬들 입장에서는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아스널의 우승 열망에 큰 상처를 내면서 전설을 앞지를 좋은 타이밍이 어디 있겠나’라는 기대감도 붙었다.
라이벌전의 의미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손흥민이다. 북런던 더비에서 가장 많은, 14골을 넣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없으니 ‘현직 캡틴’의 자격으로 더 많은 골을 넣어 새로운 역사 창조에 일조해야 하는 손흥민이다.
케인과 피레스 사이에는 양팀에서 다 뛰어봤던 토고 국가대표 출신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가 있다. 10골을 넣었다. 손흥민 아래는 축구 평론가로 익숙한 이안 라이트로 5골이다.
공교롭게도 케인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 아스널을 탈락으로 유도했다. 에릭 다이어까지 뛰어 간접적인 북런던 더비였다. UCL을 손에 넣지 못한 아스널에 더 깊은 슬픔을 안길 차례가 손흥민에게 왔다는 것이다.
15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막판 몰아치기에 능하다. 20골로 득점 부문 공동 1위 옐링 홀란드(맨체스터 시티), 콜 팔머(첼시)에는 5골 차이다. 아스널전에서 골을 넣고 격차를 줄인다면 더욱 많은 이야기를 양산할 수 있다. 제3자가 기대하는 그림 중 하나를 손흥민은 그려볼 수 있을까.
◆토트넘 홋스퍼-아스널 북런던 더비 역대 득점 순위
1.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 14골
2. 에마뉘엘 아데바요르(토트넘 홋스퍼, 아스널) 10골
3. 로베르 피레스(아스널) 9골
4.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7골
5. 이안 라이트(아스널) 6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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