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안정적 관리’ 에둘러 과시
경보발령에서 실제 핵반격까지
실전적 훈련으로 준비태세 확립
북한이 1년 만에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이하 핵반격 훈련)’을 실시하며 한미 연합훈련의 반격 작전에 맞불을 놨다.
선제타격에 거리를 두며 보복 능력 강화를 강조해 온 북한이 관련 역량을 실전적 훈련으로 과시한 모양새다.
23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국가 핵무력의 신속 반격 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고 전쟁억제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몫을 담당하게 되는 초대형 방사포병부대들을 국가 핵무기종합관리 체계인 ‘핵방아쇠’ 체계 안에서 운용하는 훈련이 전날 처음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핵방아쇠는 북한의 ‘정보화된 핵무기 종합관리 체계’다. ‘책임적 핵보유국’을 자처하는 북한이 ‘핵공격 명령 인증절차 및 발사 승인체계’ 확립을 부각하며 핵무기의 안정적 관리를 에둘러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핵반격 훈련을 통해 △경보발령 △반격태세 확립 △지휘체계 가동 △핵모의탄두를 탑재한 사격 등을 실전적으로 진행하며 철저한 준비태세 확립에 주력했다는 평가다.
이틀짜리 훈련이 하루로 ‘압축’
발사원점 다변화·핵무기 다종화
주목할 점은 눈에 띄게 줄어든 훈련 시간이다. 지난해 3월 실시된 핵반격 훈련에선 △핵타격 지휘체계 관리연습과 핵반격 태세로 이행하는 실기훈련(18일) △모의 핵전투부를 탑재한 전술 탄도미사일 발사훈련(19일)이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루 만에 모든 훈련을 마무리했다. 핵반격 태세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가능한 대목이다.
전술핵 탑재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는 초대형방사포가 핵반격 체계에 새롭게 포함된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지난해 핵반격 훈련에서 지하격납고(사일로)로 추정되는 발사 플랫폼을 공개한 바 있다. 공개된 사진상 발사된 미사일은 1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핵반격 훈련에선 이동식발사대(TEL)를 활용해 4발의 미사일을 일거에 발사했다.
발사원점 다변화, 핵무기 체계 다종화를 통해 한미의 탐지·요격 능력을 흠집내려는 북한 의도가 또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실제로 이번 훈련을 지도한 김 위원장은 “초대형방사포병까지 인입된 핵반격 가상 종합전술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전술핵공격의 운용 공간을 확장하고 다중화를 실현할 데 대한 당중앙의 핵무력 건설 구상이 정확히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軍, 방어 자신감 피력
‘메시지 혼선’ 빚기도
우리 군은 북한 기술력에 의구심을 표하며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미사일의 전술핵 탑재 가능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 “북한이 소형전술핵에 대한 실험을 마무리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술핵 탑재가 아직 불가능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실장은 “탄도미사일이 우리 쪽으로 날아올 경우, 우리 군은 그것을 탐지하고 요격할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도 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지속할수록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이 제고되고 한국형 3축 체계 등 우리 군의 독자적인 대비능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한미일 3자 협력을 포함한 국제적 안보 협력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북한이 핵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의 즉각적·압도적·결정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핵사용 시 북한 정권 종말’을 강조해 온 국방부가 또다시 ‘핵사용 기도 시 북한 정권 종말’을 언급하며 메시지 혼선을 빚은 모양새다. ‘핵사용 기도 시 북한 정권 종말’은 선제타격 가능성을 열어둔 표현으로 평가된다.
한미는 주요 계기마다 ‘핵사용 시 북한 정권 종말’ 입장을 재확인해 왔다. 남북은 최근 선제타격에 거리를 두며 저마다의 보복 능력 과시에 주력해 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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