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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혁 세종시엔젤스유소년야구단 감독 “‘야구 천사’들과 야구로 인생을 배우고 가르친다”[일구일행인터뷰-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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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구일행(一球一幸). 공 하나하나에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 있다. 드넓은 운동장에서 공을 던지고 치고 달리며 건강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소년들. 바로 대한유소년야구연맹(회장 이상근) 소속 유소년야구 선수들이 주인공이다. ‘공부하는 야구,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를 지향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은 2011년 문을 열고 한국 야구 유망주 육성 산실이 됐다.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 중인 왼손 투수 최승용을 비롯해 여러 프로 선수들을 배출하며 한국 야구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한국 야구를 넘어 스포츠 전체에 좋은 모범사례가 되는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눠 본다. (편집자 주)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마이데일리 = 횡성베이스볼테마파크 심재희 기자] 일구일행 인터뷰 열한번 째 주인공은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을 지휘하는 장재혁(48) 감독이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선발투수로도 활약한 경험을 가진 그가 어린 아이들과 소통하며 제 2의 야구인생을 펼쳐나가고 있다. 그는 지도자가 되어 어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행복과 성취’를 모두 느끼며 환하게 웃는다. 구단 이름에 포함된 ‘엔젤스’ 같은 학생들과 함께 대한유소년야구연맹이 강조하는 ‘행복한 야구, 즐기는 야구, 공부하는 야구’를 실천하고 있다.

◆ ‘야구 천사’들과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다

장 감독은 대전신흥초에서 야구를 시작했다. 충남중, 대전고, 홍익대, 국군체육부대(상무)를 거쳐 1999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2000년 송진우, 이상군, 조규수, 신재웅과 함께 선발 투수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한화에서 계속 선수 생활을 하다가 2005년를 은퇴를 선언했다. 어깨 부상 후유증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워 현역 생활을 접었다.

2016년 9월 제2의 야구 인생을 활짝 열었다. 귀여운 ‘야구 천사들’과 함께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했다. 그는 “현역에서 은퇴한 지 10년 이상이 지나 유소년야구단을 창단해 감독을 맡게 됐다. 2016년 9월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의 닻을 올렸다”며 “어린 아이들과 만남이 설레고, 기대 또한 매우 높았다. 아이들이 정말 천사 같아서 구단 이름에 ‘엔젤스’를 넣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기는 모습에 항상 감동하고 있다. 저 또한 ‘야구 천사’들과 즐거운 야구를 펼치면서 큰 행복을 느낀다”고 미소를 지었다.

어느덧 구단 창단 9년 차를 맞았다. 수많은 경기를 치르고 대회에 참가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현재 선수반 32명, 취미반 50명으로 80여 명이 팀에서 뛴다. 수도권 구단들과 비교해도 결코 작지 않은 큰 규모를 자랑한다. 눈에 띄는 성과도 내고 있다. 지난해에 12세 이하 전국초등학교 야구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안동하회탈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에서 창단 후 처음으로 대한유소년리그 간판 리그인 유소년리그 청룡 정상에 올랐다.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순창군수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와 스톰배 전국유소년야구대회 유소년리그 청룡을 제패하며 최강의 팀 반열에 올라섰다. 

장재혁(오른쪽) 감독이 지도자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 야구로 인생을 배우고 가르치다

학창 시절 뛰어난 기량으로 주목을 받았고, 상무와 프로 구단에 속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제는 감독으로서 열정을 불태우며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을 전국의 강호로 이끌고 있다. 하지만 장 감독은 여전히 “야구로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자세를 낮춘다. “성장기의 어린 아이들과 함께 야구로 인생을 배우고 가르친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그는 자신이 선수로 뛰던 시절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에 맞춰 팀을 성장시켜 나간다고 설명했다. “제가 어릴 적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저를 키워 주셨던 한 지도자님의 가르침을 항상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그 분은 저에게 야구 테크닉만 알려 주지 않았다. 야구 속에서 인생의 교훈을 볼 수 있게 인도해 주셨다”며 “지나치게 승부에 연연하지 않고, 노력을 해서 결과를 얻으려는 좋은 자세를 배운 것 같다. 현재 가르치는 아이들에게도 야구만 알려 주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인생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도움을 주려고 항상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창단 9년 차를 맞아 떠올리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남다르다. 장 감독은 “모든 부분이 기억에 남지만, 특히 머릿속에 깊게 박힌 순간이 있다. 창단 초창기에 겨우 9명을 데리고 출전한 대회가 바로 떠오른다”며 “당시 저학년 선수가 경기 중에 강한 타구를 가슴에 맞고 쓰러졌다. 그 선수가 빠지면 선수 숫자 부족으로 몰수패를 당하는 상황이었다”고 옛 기억에 잠겼다. 이어 “선수의 안전이 우선이라 경기를 포기하고 응급실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그 학생이 놀라운 정신력을 발휘해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경기를 다 마친 후에 응급실로 향했다”며 “팀이 자기 때문에 지는 걸 원치 않아 끝까지 버텨냈다. 정말 미안했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 선수는 지금 청주고등학교에서 선수로 뛰며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 

◆ 기본기와 자율성의 조화

장 감독이 지도자로서 제일 강조하는 부분은 기본기다. 아직 기술 완성도가 떨어지는 유소년야구 선수들에게 기본기가 더욱 중요하다고 힘준다. 야구 중계도 쉽게 볼 수 있고, 야구를 할 수 있는 환경 또한 많이 좋아졌지만 기본기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는 게 장 감독의 지도자 철학에 깊게 자리를 잡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는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현재 순간에 반짝 잘하기 위해서 기본을 지키지 않으면 더 크게 자랄 수가 없다. 한순간 한순간 기본기에 충실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기본을 다지면서 성장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을 잘 통제해 절제하는 자율성을 갖춰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어야 한다”며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 선수들은 기본기 반복과 자율성 활용을 동시에 잘 실천한다. 각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다. 제가 선수로 뛸 때와 달리 모든 선수들이 활기차고 즐겁게 야구를 하는 게 보여 에너지를 많이 얻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감독이라는 직업이 매우 힘들지만 성취감이 아주 높다는 의견을 보탰다. “사실 선수로 활약할 때는 저 스스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 오는 경우가 많았다. 어떻게 보면, 몸은 힘들지만 어려운 점은 별로 없었다”며 “하지만 감독은 다르다. 구단을 전체적으로 관리하고, 선수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를 해야 한다. 아이들이 제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솔선수범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언급했다. 그런 다음 “감독으로서 어린 아이들과 소통하고 조금씩 성장하면서 느끼는 성취감이 매우 크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저도 많은 부분을 배우고, 계속 더 크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장재혁 감독. 

◆ 야구가 지니는 ‘같이의 가치’

장 감독은 목표를 묻는 질문에 “특별한 목표는 없다”고 바로 답했다. “앞서 말한 것처럼 평상시에 기본기를 부단히 갈고닦으면 시나브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전진한다”며 “선수들이 자라면서 생각하는 것과 플레이하는 부분이 모두 달라질 수 있다. 저는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조금씩 나아질 수 있는 길을 함께 걸어 줘야 한다. 창단 후 계속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중요한 것들을 정말 많이 배웠다”고 강조했다.

야구라는 종목이 내뿜는 ‘같이의 가치’를 계속 떠올리는 것이 개인과 구단 전체가 지향하는 목표라면 목표라고 짚었다. 그는 “아이들에게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야구는 여러 선수들이 같이 하는 스포츠기 때문에 가치를 더한다고 생각한다”며 “성장기의 아이들이 야구를 하면서 느끼는 게 엄청 많을 수밖에 없다. 얻는 것도 있고,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도 생기게 마련이다. 저는 아이들이 야구로 인생의 여러 부분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역설했다.

장 감독은 끝으로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았다. 제2의 야구인생을 행복하게 펼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여러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많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묵묵히 큰 도움을 주는 남재우 코치와 양희현 코치에게 항상 고맙다. 또한, 아이들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는 학부모님들께도 감사하고, 아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게 대회를 만들어 주시는 이상근 대한유소년야구연맹 회장님 및 임직원 분들께도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천사 같은’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 선수들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세종시엔젤스 유소년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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