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목동, 최민우 기자] 전주고 이호민(18)이 칼로 잰 듯한 핀포인트 제구력을 뽐냈다.
전주고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24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4강전에서 경북고를 7-1로 꺾었다. 결승 진출에 성공한 전주고는 역대 두 번째 전국대회 우승 도전에 나선다. 전주고의 처음이자 마지막 전국대회 우승은 1985년 황금사자기다.
이날 전주고 선발 투수 이호민은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칼날 같은 제구로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져 삼진을 솎아냈다. 이호민은 8이닝 6피안타 2사사구 1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 105개를 꽉 채우며 이닝이터 역할을 수행해냈다.
경기를 마친 후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주창훈 감독은 “이호민으로 최대한 버텨보려 했다. 정우주가 있지만, 결승전을 대비해 휴식을 부여할 생각이었다. 이호민이 너무 좋은 피칭을 해줬다. 이보다 잘 할 수 없다는 생각만 든다. 이호민을 믿고 있었다.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준 이호민 덕분에 우승 도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이호민을 향해 엄지를 추켜세웠다.
이호민도 자신의 피칭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내 공을 자신 있게 던진다면 상대도 어려움을 겪을 거라 생각했다. 긴 이닝을 끌고 가야 하는 역할을 했어야 했는데, 좋은 활약을 펼쳐 기쁘다. 오늘 체인지업이 잘 먹혔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을 했다. 결승에 나설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소감을 남겼다.
투구 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순항했던 이호민. 9회 무결점 피칭에 금이 갔다. 선두타자 이승빈에게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고, 박현후에게 결국 좌전 안타를 허용해 1점을 내줬다. 이호민은 1일 최대 투구 수 105개를 채운 후 마운드를 넘겼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간 이호민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충분히 역할을 해냈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호민은 “주자를 내보내고 점수까지 내줬는데, 아웃카운트를 올리지 못해 속상했다”고 말한 뒤 “그래도 나를 대신해 마운드에 선 송관우를 응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웃을 하나씩 잡을 때마다 내 아쉬움도 같이 사라졌다”며 경기를 끝낸 동료를 향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더 이상 등판할 수 없는 이호민이다. 대신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응원을 벌일 생각이다. 이호민은 1학년이던 2022년 대통령배 때 결승 무대를 밟았지만, 대전고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겪었다. 이번에는 실패를 번복하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다. 이호민은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제 동료들이 해결을 해줄 거라 믿는다.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 나는 뒤에서 큰 목소리로 친구들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호민의 롤모델은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이다. 이호민은 “원태인 선배는 정말 좋은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다. 중계 화면으로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 나도 체인지업을 주로 던진다. 나중에 프로에 간다면 원태인 선배에게 체인지업 그립 잡는 방법을 배우고 싶다. 나도 계속 좋은 모습을 유지해서 반드시 프로 구단에 입단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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