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대만이 체코 프라하에 반도체 설계 인재 훈련 거점을 설립한다. 오는 9월부터 운영을 시작하고 첫해 100명을 키운다.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하는 유럽과 반도체를 무기로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대만의 야욕이 맞아떨어졌다.
20일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에 따르면 NSTC는 글로벌 반도체 설계 인재 양성을 위한 첫 해외 기지를 체코 프라하에 세운다.
대만은 앞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설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10개년 발전 전략인 ‘칩 구동 대만 산업 혁신 계획’을 수립했다. 올해 120억 위안(약 2조2800억원)을 포함해 10년에 걸쳐 3000억 위안(약 57조1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해외 반도체 설계 인재 양성을 추진하며 첫 거점을 검토해왔다.
NSTC는 “유럽은 기초과학 교육이 탄탄해 석·박사급 고급 연구·개발(R&D) 인력을 양성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유럽 각국 대학과의 교통 편리성, 국제화 정도, 발전 가능성 등도 고려했다”고 체코를 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프라하 기지는 국가실험연구원 산하 대만반도체연구센터가 운영을 맡는다. 오는 9월부터 가동되며 운영 첫해 100명을 양성한다는 목표다. △해외 협력을 심화하고 △반도체 설계 분야의 채용 채널을 넓히고 국제 사회에서의 인력 순환을 촉진하며 △해외 스타트업과 교류를 가속화하고 △산학 협력을 도모하는 총 네 가지 과제를 중점으로 두고 운영된다.
NSTC는 이번 거점 설립으로 대만과 유럽의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혁신을 촉진할 원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럽은 코로나19 이후 반도체 확보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공급망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포부로 작년 9월 유럽 반도체법을 발했다. 법안 발효 후 유럽연합(EU) 전역에서 총 68개, 1000억 유로(약 146조88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유치했다.
반도체 강국인 대만에도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다. 체코는 세계적인 파운드리 회사 TSMC의 공급사가 자국에서 사업을 시작하도록 설득했다. 프랑스는 자국 최고 반도체 연구 기관인 CEA-레티와 대만간 협력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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