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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은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한 청년은 신발에 대한 열정 하나로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 많은 곳’을 개설했다. 그 다음은 패션 웹사이트였다. 2000년대 초반 패션 소식을 다루는 웹사이트가 없었기에 커뮤니티의 관심이 증가하자 웹사이트로 품을 키운 것이다.
청년의 꿈은 웹사이트에서 멈추지 않았다. 소비자는 안심하고 원하는 옷을 구매하고 브랜드는 안정적인 유통채널이 필요하다는 것을 파악한 그는 패션 전문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 플랫폼은 이제 1조 매출을 목전을 두고 다시 한번 도약을 시도한다. 신발에 대한 열정이 이제 국내 패션업계를 대표하는 플랫폼을 만들어 낸 셈이다. 유지경성(有志竟成). 뜻하는 바가 있는 자는 반드시 그 꿈을 이룬다. 바로 무신사를 창업한 조만호 총괄 대표의 이야기다.
◇”이제 에어포스 1도 만난다” 나이키 손잡은 무신사
17일 무신사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나이키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식 브랜드숍을 오픈했다. 브랜드숍에서는 ‘에어포스 1’을 비롯한 스니커즈부터 의류와 패션 잡화 등 나이키의 주요 상품을 선보인다. 이로써 무신사는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지닌 글로벌 브랜드까지 유치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나이키 스니커즈의 마니아였던 조 대표는 20년이 넘는 시간 끝에 ‘최애 브랜드’의 사업 파트너가 된 셈이다.
앞서 조 대표는 2009년 커머스 기능을 도입,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 스토어’를 선보이며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판로 개척을 주도했다. 이를 통해 국내시장에서 주목도가 떨어졌던 ‘디스이즈네버댓’과 ‘커버낫’ 등 1세대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의 진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장한 것은 브랜드만이 아니었다. 화보와 큐레이션 콘텐츠 등을 제공해 온 무신사는 국내시장에서 독자적인 존재감을 확보, 브랜드와 함께 그 몸집을 키워나갔다. 그 결과, 지난해 회사는 매출 9931억원을 기록, 1조원에 육박하는 외형을 갖추게 됐다. 이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수준으로, 올해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제도권과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도 잇따라 입점하며 현재는 800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물론 해결해야 하는 문제 역시 존재한다. 우선 성장하는 외형과 반비례하는 수익성이 우선과제로 꼽히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임직원에게 지급된 일회성 주식보상비용 413억원을 비롯, 인건비 등 영업비용이 증가하며 8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유통업계를 흔들고 있는 ‘C커머스’의 공습 역시 곧장 마주해야하는 상황이다.
◇3년 만에 복귀한 조만호 총괄 대표···”신 성장 동력 마련”
이에 무신사는 2021년 경영 일선을 떠나 그간 신진 브랜드 육성과 컨설팅에 집중해온 조 대표의 복귀로 전열을 재정비한다.
회사는 이달부터 한문일 대표 체제에서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한 대표는 글로벌&브랜드 사업 대표를 맡아 국내외 사업 투자 유치와 신규 먹거리 발굴을, 박준모 29CM 대표가 플랫폼 사업 대표로 선임,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비즈니스를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조 대표가 총괄 대표직로서 양 사업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팔을 걷어 붙일 예정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최근 패션 업계의 안팎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기 위해 책임 경영 실천 차원에서 조 총괄 대표가 복귀했다”며 “조직 개편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동력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조 대표는 주력 사업인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오프라인 채널 확대를 시도한다. 지난달 롯데몰 수원에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의 첫 숍인숍 매장을 오픈한 회사는 이달 초에도 현대백화점 중동점에 브랜드의 신규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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