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는 중국의 두 번째 통일왕조로, 오랜 시간 안정적인 치세를 누리면서 다양한 황실 옥 공예품을 남겼습니다. 한나라 시기까지는 선사시대부터 이어진 옥 공예 양식이 큰 틀에서 유지되었습니다. 그러나, 옥 가공 기술이 발전되면서, 정교한 동물 장식을 부가하는 등의 디자인적 변화도 있었습니다.
위는 한나라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실 옥 디스크입니다. 흥미롭게도, 이 유물은 청나라 황제 건륭제의 수집품이었는데, 유물에 헌사하는 시와 전용 보관 상자를 마련할 정도로 그가 가치있게 여긴 보물이었습니다.
유물은 통상적인 옥 디스크보다 더욱 정교한 장식요소들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인 옥 디스크는 쌀알 무늬 장식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유물은 이중 디스크 형태로 안쪽에는 전형적인 쌀알 무늬가, 바깥에는 용과 구름 조각이 있습니다. 또 디스크 상부에는 서로 마주 보는 두 마리의 용 장식이 더해져, 이 유물이 한 황실 소유였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옥 디스크는 판형으로 절단된 옥을 화살촉으로 뚫어서 제작되었습니다. 때문에, 화살촉의 단단함과 예리함이 장식의 섬세함을 결정하게 됩니다. 한나라 시기부터는 (무른 청동이 아닌) 단단한 철제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기에, 이전보다 더욱 세심한 장식을 넣을 수 있었고, 위 유물과 같은 복잡한 공예품도 창조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는 이러한 디자인 변화가 “상징”을 이해하는 방식의 변화와 관련되었다고 말합니다. 원형과 태양이라는 “추상적인 대상”에서 용과 황제라는 “구체적인 대상”으로 말이죠. 아무래도,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일수록, 황실에 대한 믿음을 불어넣기 쉽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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