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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과 같은 2.3%로 제시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0.1%포인트 오른 3.2%를 내놓았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이날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3%로 내다봤다. 한국 정부(2.2%)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 아시아개발은행(ADB·2.2%), 한국개발연구원(KDI·2.2%) 등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다.
IMF는 미국을 포함해 주요국의 경기회복세를 긍정적인 요인으로 보고 세계 경제성장률 예측치를 기존의 3.1%에서 3.2%로 올려 잡았다. 부동산 시장 문제가 가라앉지 않은 중국도 직전 4.6% 성장 예상치를 유지했다. 미국은 2.1%에서 2.7%로 0.6%포인트나 올렸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미국과 경제성장률이 역전되게 된다. 미국의 경제 규모는 한국의 약 15배다. 그만큼 미국의 소비와 고용이 좋다는 뜻이다. 지난해 미국 경제는 2.5% 성장하며 한국(1.4%)을 앞질렀다.
IMF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0.2%포인트 높인 1.7%로 제시했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0.1%포인트 상향한 4.2%로 잡았다. 다만 프랑스(0.7%), 독일(0.2%) 등 유럽 주요 국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0.3%포인트 하향조정했다. 일본은 0.9%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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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가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렸음에도 한국을 제자리에 묶어둔 데는 내수 부진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은 회복하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소비 둔화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KDI는 지난달 한국의 민간소비 성장률 예상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1.7%로 제시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한국의 부동산 침체가 소비심리 회복을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IMF는 올해 한국의 물가 상승률을 2.5%로 내놓았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나온 지난해 10월 보고서와 비교해 0.2%포인트 올려 잡은 수치다. 미국 물가 상승률은 2.9%로 0.1%포인트 상향했다. 이에 미국과의 물가 상승률 차이도 0.5%포인트에서 0.4%포인트로 좁혀졌다.
다만 올 들어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 경제에 낙관적 요소다.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1% 늘어 6개월째 ‘플러스’ 행진을 했고, 특히 반도체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0.7% 증가해 상승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은 경기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IMF가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올린 가운데 우리의 주요 교역 대상국인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크게 상향 조정했다”며 “우리나라는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인 만큼 이에 맞춰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와 국제유가, 변동성이 큰 환율 등이다. IMF도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세계 경제에 공급 충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분쟁 및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에너지·운송 비용이 급등할 경우 경기 하방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1%대로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반등시켜야 한다”며 “섣불리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재정을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산업 위주로 경제를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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