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이 작심하고 ABS(자동볼판정시스템)에 불만을 표하고 심판은 로봇이 제대로 한 판정을 거꾸로 뒤집어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흥행가도를 달리던 프로야구가 ABS 논란으로 시끄럽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최근 “ABS 그거 야구가 아니다”라며 “선수들은 불만이 많다. 사람이 하는 것과 비교해 못 믿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선 심판이 ABS의 스트라이크 판정을 콜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이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음성은 볼로 인식했다고 하라”는 심판진의 대화가 고스란히 생중계되며 파장이 커졌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그동안 볼 판정대한 현장의 심각한 피로도를 고려해 세계 최초로 ABS를 전격 도입했다. 고질적 병폐 중 하나였던 볼 판정 시비가 사라지면서 야구 관람 환경이 쾌적해졌다. 야구팬들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 경기 평균 시간은 전년 대비 7분 단축됐다. 관중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한 제도가 정착되기까지 어느 정도 진통은 예견됐던 일이다. 모든 혁신에는 후유증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최근 ABS 논란도 이런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사람이 기계보다 낫다는 식으로 ABS 자체를 거부하고 불신을 조장하는 방향은 그리 바람직하지 안항 보인다. 프로야구의 주인은 팬들이다. 여론이 원한다면 더 큰 변화에도 바뀔 자세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지금은 당연해진 축구의 비디오판독심판(VAR)이 도입될 당시 ‘경기 흐름이 끊긴다’ ‘추가 시간이 늘어나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등의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VAR은 가장 공정한 판정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FIFA(국제축구연맹)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로 VAR의 범위를 넓혀 호평을 받았다는 점을 야구계는 기억해야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