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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총선 패배했지만…이복현 “밸류업 일관되게 추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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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의 총선 패배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동력을 상실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정책 일관성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 원장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총선 이벤트와 별개로 국가의 장기 성장을 위해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 중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대해서도 국회가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금감원은 이달 중 공청회 자리를 마련해 공매도, 금투세 등 사안을 다룰 예정이다. 

“밸류업, 국가 장기성장동력과 연관”

이복현 금감원장은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회 회의에서 ‘자본시장 대전환과 우리 기업·자본시장의 도약을 위한 발걸음’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금융산업위원회 위원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전 사장 및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비공개 강연 이후 기자들을 만나 “밸류업이 과연 어떤 모양이 될지 걱정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밸류업 등 자본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특정 쟁점을 띄우는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밸류업 프로그램) 국가의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꾸준히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기업인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여당의 총선패배로 밸류업 프로그램이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도 고개를 저었다. 그는 “우리 세대, 우리의 자녀세대 때에 자산형성, 노후 보장을 위해 (자본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며 “때문에 이에 대해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총선은 개별적인 이벤트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은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하게 믿는다”며 “최근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논의할 기회가 있었는데 크게 의견이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금융산업위원회 회의를 개최된 가운데, 이복현 금감원장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지현 기자 jihyun100@

“장기투자자 인센티브 도입 필요”

여야간 의견이 대립하고 있는 금투세 폐지 쟁점에 대해서는 개인투자자 등 자본시장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원장은 “자산이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더 주는것에 거부감이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금투세를 처음 논의할 당시와 부과대상 규모가 어떻게 다른지, 개인투자자 등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사람 입장에서 자본시장 전체 혹은 코스피, 코스닥 주가에 건강한 추세형성에 도움이 되는지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월 중 개인투자자들과 함께 하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지난번 공매도 토론회에 이어 금투세도 논의대상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추가적인 간담회에서 (금투세 관련해) 물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들이 (금투세 도입을) 찬성하지 않는다면 직접 입법 등의 업무를 하는 다양한 의사결정주체들(국회, 정부 등)이 고려할 부분이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배당이나 소득에 대해 어떤 형태로 세금을 부과하는게 공정한지, 어떤 것이 효율적인지, 전체 파이를 넓히는데 어떤 방안이 도움되는지 등을 공론장에서 한번 얘기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기투자자들을 위한 인센티브 마련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복현 원장은 “미국도 주식시장의 붐을 일으키기 위해 연금제도 등을 마련해 장기 간접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지급했다”면서 “특정 정당이나 세력이 붐을 일으켜 과거 부동산에 매여있던 자산을 자산운용의 틀을 통해 더 생산적이고 다양하고 건강한 분야로 옮기는 것에 대해 누가 반대하겠나”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미달 기업에 대한 패널티를 주는 방안에 대해선 지난 2월 내놓은 입장보다 완화적인 입장을 취했다. 앞서 이 원장은 상장사 중 일정한 주주환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부여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있다. 

이 원장은 “기업마다 사정이 있는데 바로 주주환원에 대한 답을 못주는 기업들을 주식시장에서 어떻게 하겠다(퇴출 등)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불공정거래나 기업 기초체력(펀더멘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기업들은 퇴출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불공정거래에 연루된 기업이 계속 상장을 유지하는게 적절한지 우려가 있다”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 들어 단기간에 불공정거래, 편법거래 등을 통해 경영진이 여러차례 바뀌거나, 공시를 했지만 실제 진행 중인 사업이 없고 이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보는 사례들이 있다”며 “시장 전체 활력을 잡아먹는 기업들은 빼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금융산업위원회 제 40차 회의’에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고문, 정영채 전 NH투자증권 사장 등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백지현 기자 jihyun100@

“채산성 안 맞는 PF, 주인 바뀌어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과 관련해선 “대원칙은 어떤 기준으로 볼때 채산성이 맞지 않는(사업성이 떨어지는) 본PF나 브릿지론은 주인이 바뀌는게 낫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PF에 대해서는 자금공급책을 맡은 금융회사에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옥석가리기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수익성 평가에 따라 투트랙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원장은 “꽤 진행이 이루어졌거나 같이 노력하면 사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등을 살리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같이 노력해 준다면 이들에게 한시적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공급을 활성화하고 구조조정도 병행하는 투트랙을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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