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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금융위-금감원 총선 후 ‘혼연일체’ 또 꺼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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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종료되면서 금융권도 ‘큰 이벤트가 지나갔다’고 평가합니다. 금융권은 대표적인 규제산업으로 국회의 구성 변화가 경영의 불확실성 중 하나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여소야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당분간 법 개정등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보는 모습입니다.

그러면서도 금융권은 이번 총선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두 기관간의 역학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주목하는 모습입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표면적으론 ‘금융당국’이라는 이름 아래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기관이지만 물밑에서는 끝없는 ‘힘 겨루기’를 해왔기 때문입니다. 

2015년 3월 18일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장(사진 왼쪽)은 취임 첫 현장행사로 금융감독원을 찾아 진웅섭 당시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개혁 혼연일체’라는 액자를 선물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이복현 원장의 금융위 패싱 논란

실제 최근 금감원의 ‘금융위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최근 금감원은 한 자산운용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적발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를 금융위에 알리지 않고 검찰로 통보했습니다. 이에 금감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금융위 패싱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등 양 기관 사이에 이상기류가 있다는 내용은 사실과 맞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해명자료까지 내는 것을 보면 두 기관의 기류가 묘한것은 사실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입니다.

사실 이같은 분위기는 하루이틀 사이에 형성된 것은 아닌듯 합니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던 이복현 원장이 취임하자 금융감독원의 위상이 갑자기 상승하면서인데요.

이복현 원장은 취임 후 적극적으로 금융정책에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목소리는 작아졌습니다. 이복현 원장이 정부 금융 정책의 ‘스피커’ 역할을 하면서 김주현 위원장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되는 상황들이 만들어졌지만 존재감도 이에 비례하듯 작아진게 아니냐는 시각이 많습니다.

금융위의 위상이 예전과 다르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혼연일체’ 내세우던 두 기관…수장 따라 오락가락

과거부터 금융위와 금감원의 힘겨루기는 자주 있어 왔는데요. 이명박 정부시절 옛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의 금융정책 기능을 금융감독위원회에 이관, 금융위원회로 탄생하면서 이같은 기류는 더욱 확대된 것으로 해석합니다.

금융감독위원회 시절과 비교해 정책기능이 더해지면서 금융위의 조직과 권한도 확대됐지만 여전히 금융감독 실무를 담당하는 금감원보다는 작을 수밖에 없습니다. 상급기관인 금융위가 금감원의 예산과 인사권한을 쥐고 있고요. 금감원은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공공기관이 아니지만 금융위가 지도 및 검사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두 기관간 신경전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금융지주을 이끌고 있는 임종룡 회장은 과거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된 직후 첫 현장방문행사로 금융감독원을 찾았습니다. 이어 당시 금감원의 수장이었던 진웅섭 원장에게 ‘금융개혁 혼연일체’라는 액자를 선물합니다. 표면적으로는 두 기관이 힘을 모아 금융정책을 잘 이끌자는 의미였지만, 모두가 알면서 모른척 해왔던 두 기관의 갈등을 봉합하고 한목소리를 내자는 취지가 강했죠.

이후 두 기관은 나름 잘 지내는 듯 했습니다. 여기에는 임 위원장은 행시 24기 출신이었고 진 원장이 행시 28기로 두 인사 모두 재경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재경부 선후배 사이의 ‘끈끈함’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상황은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묘하게 달라집니다. 민간 출신인 윤석헌 원장이 취임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의견충돌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DLS 징계 수위 결정, 윤석헌 원장 인사에 대한 금융위의 불허 등이 대표적입니다. 

전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위 시절엔 금감위원장이 금감원장을 겸직했고 금융위 출범 이후에는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 대부분이 행시 출신 선후배 관계였다”라며 “그런데 민간 출신 감독원장이 오고 나니 과거 선후배간의 의리 등으로 겨우 봉합했던 갈등이 터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지난 2021년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다시 관계회복에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당시 고승범 위원장은 금감원(정은보 원장)을 찾아 임종룡 전 위원장이 내건 ‘혼연일체’를 다시 강조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혼연일체는 대부분의 경우 예산·인사권을 틀어쥔 금융위 중심의 혼연일체였습니다. 이런 기류가 이복현 원장의 등장이후 확연히 바뀌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전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과거부터 금감원을 통해 금융권을 휘두르려는 시도는 있어 왔다”면서 “김조원(감사원 출신), 김오수(검찰) 등을 앉히려다 반대여론에 밀려 안됐지만 이복현 원장이 역할(?)을 제대로 해내면서 앞으로 나올 정권에서도 이런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금융관료가 금감원장을 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도 덧붙였고요. 이 경우 금융위가 기대하는 ‘혼연일체’는 더욱 어려워질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총선 이후 지형 어떻게 바뀔까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만큼 윤석열 대통령 역시 새로운 내각을 꾸려 국정을 이끌어 나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돌아선 민심을 잡기 위해 인적쇄신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당장 한덕수 국무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이 사의를 표하기도 했죠. 

금융권에서는 자연스럽게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선거 직전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새마을금고로부터 받은 대출에 대해 ‘위법’이라고 즉각 목소리를 높이면서 검사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선거개입 논란도 일었습니다. 양문석 당선인에 대해 향후 수사가 본격화하면 야권에선 ‘선거개입’에 대해 책임을 묻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반대로 상생금융, 민생경제, 밸류업 등 기존 정책기조를 유지하기 위해선 유임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총선 직후라 설왕설래하는 상황입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수장이 바뀐다면 두 기관의 분위기도 현재와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라며 “금융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 만큼 필요없는 갈등을 이어나가지 않을 필요가 있는데 이는 리더가 주도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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