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기에 처한 환자를 도와준 곳은 국군수도병원이었다.
경기도 용인에서 인테리어 사업을 하는 조민수(34) 씨는 지난달 18일 공사를 하던 중 오른쪽 눈에 날카로운 플라스틱 조각이 박혔다.
심한 통증이 찾아왔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조 씨는 수도권 대형병원 10여곳에 연락을 했지만, 진료를 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수술할 안과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 이후 수도권 병원에서는 안과 수술이 절반이나 줄어들었다.
조 씨는 결국 국군수도병원에 호소했다. ‘의료 대란’으로 국군수도병원이 한시적으로 민간인에게 문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군수도병원 측은 조 씨에게 “지금 바로 오라”고 해줬다. 조 씨는 이 병원의 김윤택 안과 교수에게 응급 수술을 받았다.다친 지 3시간 만이었다.
조 씨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입원해 있었고 현재를 시력을 회복 중이다.
조 씨 딸 조윤서(9) 양은 “국군수도병원 의사 선생님 힘내세요!”라고 쓴 감사 편지를 보냈다.
조 양은 편지에서 “선생님처럼 저도 제가 도울 사람이 생기면 꼭! 도와줄 거예요. 저희 가족이 선생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라고 마음으로 빌게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고 전했다.
조씨는 지난 8일 KBS와 인터뷰에서 “딸 아이는 딸 아이대로 어떻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을까 해서 편지를 써야겠다(고 했다). 편지를 자주 쓰거나 그런 적이 없었는데 쓴다고 하니 좀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시 동네 병원에서) 안구가 터졌다더라. 이거 오늘 수술 안 하면 큰일 난다. 바로 지금 대학병원을 빨리 가라(고 했다)”면서 “(국군수도)병원까지 가는 내내 안도감과 감사함으로 울었다”고 했다.
김 교수는 KBS에 “매우 감사하고 보람을 느꼈다”면서 “제가 치료하는 환자들 뒤에 이분들의 가족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책임을 지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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