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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다시 드리운 인플레 그림자…바이든 재선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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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고물가 재발, 연준 금리 절대 못 낮출 것”
바이든, 올들어 물가 상승에 말 아껴
대기업·공화당에 비난 화살, 국민 납득은 미지수
트럼프 제외 현직 대통령 재선 실패, 모두 고유가 시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고물가 그림자가 다시 드리우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후 자신이 설립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인플레이션이 재발해 맹위를 떨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을 보호하고 싶어해서 절대 기준금리를 낮출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라이벌인 그는 연준이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라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서 경기를 부양해 현 정권이 수혜를 입는 상황을 경계해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끝낸 뒤 기자회견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에게 던져진 미국 언론의 첫 질문 역시 미·일 관계가 아닌 ‘CPI에 대한 평가’였던 것에 주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CPI 상승률이 2022년 정점이었던 9%대에서 3%대로 내려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내 예측을 지지한다”고만 답했다. 연초 이후 물가 지표가 상승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문제는 이러한 고물가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이다.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금리 인하 시기보다 생활비인데, 지난달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휘발유 가격은 연초 갤런(약 4ℓ) 당 3.0달러에서 3.6달러로 올랐다. 여름철 미국 휴가 시즌에 따른 계절적 수요 증가에 따라 심리적 저지선인 4달러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고물가와 관련해 대기업과 공화당을 비난하면서 화살을 돌리려 하고 있지만, 국민이 납득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이날 CPI 발표 이후 성명에서 “식료품 소매업체를 포함한 기업들에 기록적인 이익을 사용해 가격을 인하할 것을 촉구한다”며 “의회 공화당원들은 억만장자와 대기업에 대한 세금을 인하하고 특수 이익 단체와 대형 제약회사의 가격 인상을 돕고 싶어 한다. 나는 그들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열심히 일하는 가정의 생활비용을 낮추기 위해 할 일이 아직 많다”고 언급했다.

영국 잉글랜드은행(BOE)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현직에 있는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사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을 제외하고 딱 세 번 있었는데, 모두 고유가 시기였다. 특히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패배한 1980년이 가장 유명하다. 물론 이번 유가 상승은 과거보다 완만한 편이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다. 미국 전역의 주택 가격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지수는 1월까지 7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의료비와 보험료 등도 계속 솟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가속화할 경우 가뜩이나 고물가로 저평가를 받아온 바이든 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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