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 월간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 추이, 노란색은 총선이 치러진 해 (단위: %) / 자료=한국부동산원
집값 상승 vs 하락? 역대 총선 후 부동산 판세 어땠나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4.10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하면서, 정부의 부동산·세제 규제 완화 일변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하락세를 줄여가며 경착륙 모드에 접어들었던 부동산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역대 총선 후 집값의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총선 결과보다는 당시 정부의 성향과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짙었다. 총선 결과는 간접적인 영향을 주긴 하지만, 거시경제나 정부 부동산정책 등에 좀더 직접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 4월에 치러진 제20대 총선의 경우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총 122석,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을 차지하며 당초 예상과 달리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민주당의 승리와는 무관하게 집값은 당시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부양 정책에 힘입어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통계 기준 2016년 4월의 주택종합 매매가격 상승폭은 0.02%를 기록했다. 이후 ▲5월 0.03% ▲6월 0.04% ▲7월 0.04% ▲8월 0.07% ▲9월 0.08% ▲10월 0.17%까지 상승폭이 계속해서 커졌다.
2020년 4월에 치러진 제21대 총선도 양상이 비슷했다. 당시에는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대표 포함 총 180석을 얻으며 압승했고,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은 103석에 그치며 참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는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중유동성 공급이 역대급으로 불어난 상태였고, 2020~2021년에 거쳐 집값은 가파르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2020년 집값 상승폭은 5.36%, 2021년은 9.93%로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물론 총선 후 하락국면이 짙어진 사례도 있다. 리먼사태 이후 글로벌금융위기 여파가 본격화됐던 2012년 4월에 치러진 제19대 총선이 그랬다. 당시는 여당이던 새누리당이 총 152석을 차지했고,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127석을 차지해 보수정당이 우세였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 여파로 집값 하락폭은 확대됐다. 2012년 4월 –0.06%였던 주택 매매가격 변동폭은 같은 해 8월 –0.26%까지 확대됐고, 그해 누적 변동률은 –1.43%를 나타냈다.
결론적으로 이번 총선 결과가 부동산 가격 변동에 미칠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부동산가격은 시장을 이길 수 없는 구조기 때문에, 총선에서 아무리 여소야대가 된다고 해도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절하는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하는 한편, “다만 현재 고금리 상황이 길게 이어지고 있고 미국 기준금리도 내려올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총선을 떼고 보더라도 주택 가격의 하방압력이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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