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에서 ‘가을서리’로…’김준혁 등원 반드시 막는다’
“될 거에요. 국회의원” “끝까지 힘 내봐요” 시민들 지지
李 “역사 왜곡하는 사람들 여의도 가면 아이들 미래 걱정”
김준혁 파문 단식 투쟁에 “결연한 의지…더 용기 생겨”
“결연한 의지가 있다. 고난의 주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다.”
“아이들의 역사관을 지키고 싶다. 그래서 용기가 생긴다.”
귀를 의심했다. 두달여 전에 만났던 그 봄바람 같던 이수정이 맞나 싶었다. 그만큼 이수정 수원정 국민의힘 후보의 의지는 추상처럼 결연했다. 영입인재 중 한 명에서 이제는 완연히 이번 총선 최대 화제 지역구의 국민의힘 후보로, 아이들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으로 뭉쳐 있었다.
이수정 국민의힘 수원정 후보는 9일 오전 7시께 광교중앙역 출근 인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부정부패를 정당화하고 책임을 면하려고만 하는 사람들에 의해 아이들의 역사관이 왜곡되고 대한민국을 수치스럽게 생각할까봐 걱정스럽다”고 입을 열었다. 얼굴에는 피로가 쌓여있었지만 눈과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경기도 핵심이자 ‘신(新)정치 1번지’인 수원 영통구 일대를 포괄하는 ‘수원정’ 지역구는 선거 막바지에 다다라 후보자의 크고 작은 설화가 터지며 단숨에 전국 최고의 화제 지역구로 부상하고 있다. 김준혁 민주당 후보가 쓴 저서와 출연한 유튜브 등에서 남긴 발언이 ‘막말 논란’으로 격화돼 승패의 윤곽이 안갯속에 빠진 가운데 세간의 관심도 극에 달하고 있다.
앞서 김 후보는 한신대 교수 재직 당시인 2022년 출간한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에서 “유치원의 뿌리는 친일의 역사에서 시작됐다. 친일파가 만든 최초의 유치원은 경성유치원이다. 오늘날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보수화되어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라고 기록해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사퇴 요구를 받았다.
김 후보의 ‘이대생 미군 성상납’ 발언, ‘연산군 스와핑’ ‘다부동 전투는 사실상 패전’ ‘백선엽 장군은 병법도 모르고 미군 덕분에 이겼다’ ‘퇴계는 성관계의 지존’ 등의 발언도 박정희 전 대통령 후손, 이화여대 총동문회, 육군사관학교, 위안부 단체, 안동 유림 등 각계각층의 후보 사퇴 요구를 맞닥뜨렸다.
지역구에서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치신인인 이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공약 경쟁’에 열을 올렸다. 이권재 경기 오산시장과 서울 지하철 3호선 경기남부권역 연장 방안을 논의했고, 영통소각장을 이전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달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만나 관련 법안 처리에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여기까진 좋았으나 설화에 묻혔다. 수원정 지역 후보 간 경쟁 구도도 공약보다 이수정-김준혁 후보 간의 설화 논쟁으로 흘러갔다.
이 후보는 “공약을 하나하나 한 개 한 개 다 연구해 만들었는데, 다른 흐름으로 넘어가면서 아쉬움이 있다”며 “혼란에 빠진 유권자들이 부디 오늘이라도 공약집을 세세히 보시면, 양 후보가 얼마나 큰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금방 아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이라도 제발 투표소로 나와 주시라. 여러분들만이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에게 “좋은 하루 되세요” “내일 꼭 투표해주세요” 등의 말을 건네고 연신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바쁜 출근길에 이 후보를 스쳐 지나가는 시민들이 대다수였지만, 잠시 멈춰 후보에 가까이 와 “파이팅!” “될 거에요. 국회의원” 등 후보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던지는 시민들도 있었다.
어르신 한 분은 자리에 멈춰 이 후보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봤고 이 후보는 “고맙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다녀오세요”라며 어르신을 다독였다.
출근 시간이 지나자 인근 초등학교를 찾은 이 후보는 아이들을 만나 유독 들뜬 목소리로 “좋은 하루 보내” “학교 잘 갔다 와”라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배웅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 손을 잡고 이 후보를 신기한 듯 지켜봤고, 고학년은 “우와” “안녕하세요”라며 화답했다.
한 학부모가 후보에게 다가와 “수원 이 동네가 (국민의힘에) 어려운데…”라며 걱정하자 이 후보는 “그래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며 의연하게 답했다. 학부모는 “끝까지 힘 내봐요”라고 힘을 더했다.
학교 종이 울리고 아이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가자 이 후보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왜곡하는 사람들이 여의도로 가면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될지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은 과거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역사를 통해서 과거를 배울 수밖에 없다”며 “제가 좀 더 역량이 있었으면 효과적으로 잘 싸워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지켜줄 수 있을텐데 그러지 못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탈북민 출신으로 이화여대를 졸업한 김다혜씨는 지난 7일 오후 4시부터 “여성혐오·역사왜곡 막말 제조기인 민주당 김준혁 후보가 사퇴할 때까지 단식하겠다”며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결연한 의지가 있다. 그분들과 공감하기 때문에 십자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내게는 그래서 더욱 용기가 생긴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본 선거 전 마지막날인 9일도 출근길 인사, 유세차, 오후 집중유세, 퇴근 인사 등 늦은 시간까지 분초를 다투며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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